
“난 이걸 본 일이 없는데….”
지난 17일 방송된 <와이티엔>의 모바일 콘텐츠 ‘대선 안드로메다’에 출연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어리둥절한 모습이 화제입니다. 무엇을 보고 어리둥절했냐고요? 전국 곳곳 편의점을 채운 ‘삼각김밥’입니다.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보편화한 이 삼각김밥을 홍 후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포장을 푸는 법을 묻자 이리저리 살펴보다 “이래 하면 찢어지네”하면서 비닐 포장과 김을 함께 뜯어버렸습니다. 아무래도 겸연쩍었던지 “난 충무김밥을 좋아한다”는 말로 화제를 돌렸습니다.

삼각김밥은 모르지만 홍 후보는 ‘서민 대통령’을 자처합니다. 공식 누리집은 홍 후보를 일컬어 “서민의 진짜 고민과 아픔을 이해하는 사람” “서민의 아픔을 아는 흙수저 출신” “가난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고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17일 새벽 첫 유세장소로 서울 송파 가락시장을 선택한 이유도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새벽시장에 있기 때문”이랍니다. 17~18일 이틀간 홍 후보는 서울·대전·대구·부산·울산 등 총 아홉 군데 전통시장을 돌며 ‘서민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물론 시장 ‘먹방’도 잊지 않았습니다. 국밥·잔치국수·치킨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홍 후보 공식 누리집은 “(홍 후보가) 17일 대전 중앙시장을 방문해 한 상점주인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서민의 애환과 삶에 관심을 가졌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선거에서 정책이 아닌 이미지가 중요해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라지만 홍 후보가 지나치게 ‘이미지 정치’에만 몰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17일 대전 역전 시장에서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시설 현대화·청년몰 확대 등은 이미 나왔거나 진행 중인 정책들입니다. 1박2일 숨 가쁘게 진행된 홍준표식 ‘서민 먹방’ 릴레이를 모아봤습니다.











글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그래픽 강민진 디자이너 rkdalswls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