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진석 원내대표 선출 결과를 놓고 새누리당 안에서는 엇갈린 전망들이 나왔다. 총선 참패의 수렁에서 당을 정비하고 쇄신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전당대회(당 대표 선출)에 ‘정진석 원내대표 체제’의 탄생이 어떤 상관관계를 맺을지에 대한 셈법이 각기 복잡한 것이다.
우선, “친박계가 원내대표에 이어 당권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 성향인데다 이번 경선에서도 친박계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당선된 점에 비춰, ‘친박계 재가동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한 당직자는 “정 원내대표와 친박계 모두 ‘정진석은 친박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친박’으로 보는 게 맞고, 친박계의 지원설도 파다했다”며 “친박계가 비대위 구성과 전당대회에서도 집단적으로 움직여서 원내와 당을 모두 장악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가 이번에 겉으로 ‘자숙론’을 내세우며서도 물밑으로는 ‘조직력’을 과시한 만큼, 당권 장악 또한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수레바퀴를 강조한 청와대도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까지 가져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당·청 관계에 대해 “두 바퀴가 같이 굴러가야지, 내부에서 삐거덕거리고 이 바퀴는 이리 가는데 이 바퀴는 저리 가려고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한 발언에 주목한 해석이다.
실제로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누가 등 떠밀어도 나가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밝힐 뿐, 명확하게 “출마 안 한다”고 밝히지는 않고 있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전당대회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친박 색깔’이 상대적으로 옅은 이주영 의원을 당 대표 후보로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친박계의 당권 장악이 의도대로 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20대 국회 공천권을 쥐었던 친박계가 의원들(당선자) 표 대결에서 이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일반국민까지 투표에 참여하는 전당대회는 다르다. 의원 몇 사람이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계가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두고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했다. 비박계의 다른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선출된 것은 친박계의 지원 말고도 정 원내대표가 계파색이 강하지는 않다는 개인 특성도 작용했다”며 “전당대회에 친박계가 출마하더라도 표 결집은 또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조직력 과시’ 친박, 당권까지 쥘까
정진석 선출결과 놓고 분석 엇갈려
비대위 구성·전대 전망 셈법 복잡
“당선자 표대결과 전대는 달라
면죄부로 생각한다면 착각” 해석도
김남일기자
- 수정 2016-05-03 21:17
- 등록 2016-05-03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