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기여입학제에 찬성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기여입학제 금지는 대학입시에서의 고교등급제·본고사 금지와 함께 우리나라 공교육 체제의 기반인 ‘3불 정책’ 중 하나다. ‘3불 정책’ 중에서도 특히 기여입학제는 ‘부유층 자녀의 대학 입학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이 커 가장 반대가 크다.

20일 <한겨레> 확인 결과, 김 후보자는 2006년 11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 등록금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의 제목으로 연 정책포럼 발표에서 “우리 사회가 아직은 돈으로 학위를 산다는 인식 때문에 기여입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면서도 “이제는 기부입학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시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에게 대학 입학의 기회를 부여하고, 여러 명이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대학 수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이 시점에서 한번쯤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여입학제 검토를 제안한 것이다. 4년제 대학들의 모임인 대교협은 학생선발 자율권을 내세워 기여입학제 도입을 주장해왔다. 기여입학제는 이명박 정부의 공약이었으나,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김 후보자 외에도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기여입학제에 동의한 과거 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대 교수인 정 후보자는 2001년 <문화일보>에 기고한 ‘기여입학제 논의할 필요는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기여입학제를 놓고 ‘절대 불가’, ‘결단코 밀어붙인다’로 대립할 것이 아니라, 과연 어떤 방식의 기부가 합당한 것이며…제도를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한국방송>(KBS) 기자 시절인 2001년에 낸 책 <섹시한 앵커>에서 “대학이 경영 측면에서 개혁하고 발상을 전환한다는 전제조건 아래 기여입학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할 화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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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거용 대학교육연구소장(상명대 교수)은 “기여입학제는 대학을 기부금별로 등급화하고 돈 있는 사람만 ‘괜찮은 대학’에 갈 수 있게 하는 교육 불평등 제도로 반대가 매우 컸다”며 “교육부 장관 후보자라면 교육 공공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