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가 2008년 말 공천헌금 수수 혐의(정치자금범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서청원 친박연대 전 대표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던 사실이 공개됐다. 정치개혁과 반부패 공약에 비춰 걸맞은 행위였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 후보는 2008년 12월 서 전 대표의 3심 재판 때 변호인단에 들었다. 서 전 대표는 이해 18대 총선을 앞두고 당의 선거운동 자금 마련을 위해 양정례·김노식 후보에게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하고 32억1000만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년5개월을 선고받았다. 서 전 대표는 대법관 출신 등을 보강해 3심 변호인단을 새로 구성했다. 당시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 변호사였던 문 후보도 포함됐다. 대법원은 2009년 5월 서 전 대표의 2심형을 확정 선고했다.
손학규 후보 쪽 김유정 대변인은 9일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꿈꾸던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를 자처했던 문 후보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후보 쪽 김관영 대변인은 “변호사는 불의의 편에 서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문 후보가 직접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문 후보 쪽은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어,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로 법인이 수임한 사건에 관여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김경수 공보특보는 “당시는 청와대 비서실장에서 퇴임한 뒤였다”며 “친박연대가 당 선거비용을 빌렸다가 갚았기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없다며 법리적 검토를 요청해 변호 활동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 특보는 “당 차원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이번에 문제가 된 새누리당의 공천 비리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고 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