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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안철수 때리기’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31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003년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구명에 동참했던 것은 최 회장이 ‘안철수연구소’의 계열사에 투자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안 원장 쪽에서는 터무니없는 억지논리라고 일축했다.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조 의원은 이날 자료를 내어 “안철수 원장은 탄원서를 내기 3년 전인 2000년 7월 최태원 회장과 합작을 통해 아이에이(IA)시큐리티라는 회사를 설립했다”며 “이때부터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00년 설립한 아이에이시큐리티에는 안철수연구소가 45%, 에스케이가 30%를 투자했다”며 “안 원장의 탄원서 서명 시점은 2003년 4월18일인데, 그는 2003년 4월29일까지 이 회사 대표이사였다. 이 때문에 동업자의 구명운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앞으로 (안 원장을 공격할) 2탄, 3탄이 더 예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이에이시큐리티(현 유비웨어랩)는 무선보안시스템 개발을 위해 여러 기업이 손을 맞잡고 2000년에 세운 합작법인이었다. 투자 주체는 최태원 회장 개인이 아니라 에스케이 법인이었다. 또한 안 원장은 조 의원 말대로 탄원서를 낸 직후 아이에이시큐리티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 이후 회사 경영이 악화돼 아이에이는 2005년에 20억원이던 자본금을 6억원으로 감자하고, 안철수연구소는 2006년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안 원장이 아이에이 때문에 최 회장 탄원서에 서명했다면, 그 이후 회사 경영이 악화된 것은 설명하기 힘들다. 안철수 원장 쪽 유민영 대변인은 “억지논리에는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의원은 31일 오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들이 안 원장의 구명운동 논란에 관해 묻자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대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경제민주화의 핵심 내용 중의 하나”라고 답했다. 안 원장을 간접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