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한나라당판 청춘콘서트’를 통해 젊은층과의 소통에 나서 주목된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하는 행사의 이름은 ‘드림콘서트’. 오는 11월5일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광주·대전·춘천 등 전국의 대학교에서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의 형식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진행했던 ‘청춘콘서트’와 유사하다. 20·30대에게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사를 초청해 토크 형식의 강연회를 연다. 이 행사에는 방송인 조혜련씨, 산악인 엄홍길씨, 박기태 반크(사이버외교사절단) 단장, 양준혁 전 프로야구 선수 등이 멘토로 참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이들과 함께 짝을 이뤄 강연에 나서는 게 청춘콘서트와의 차이점이다. 홍정욱, 정두언, 황영철, 서병수, 주호영, 진수희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피니언 리더’라는 이름으로 멘토들과 함께 강연에 참석한다.  

광고

이런 강연회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청춘콘서트 베끼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oasismhj’는 “흉내 낸다고 다 되는 게 아닌데 역시 한나라당은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비판 했고, 누리꾼 ‘크림빵’은 “한나라당은 나꼼수나 청춘콘서트와 같은 것들이 자발성과 진정성을 기초로 생겨난다는 점을 애써 무시한다. 몇몇 사람 동원해서 일을 벌인다 해도 별 소용 없을 것이다”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여의도연구소 관계자는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베끼기를 하려던 게 아니라 청년미래포럼의 운영진 100여명이 만나고 싶어하는 멘토를 선정한 것일 뿐”이라며 “이와 같은 행사는 2008년 이후 계속 해왔다”고 말했다.

광고
광고

 한편, 방송인 조혜련 소속사는 논란이 확산되자 28일 조혜련씨 출연을 없던 것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나라당과 관련된 강연인 줄 몰랐다. 그냥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인 것으로 설명을 들어 출연을 수락했다.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출연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애초 이 행사의 참여를 검토했던 김국진, 정준호, 백지연씨는 일정 등이 맞지 않아 빠졌다고 여의도연구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광고

 양준혁씨는 “주호영 의원이 내 학교 선배라서 출연 요청을 수락한 것일 뿐”이라며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