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6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한 뒤, 워싱턴으로 이동해 한국전 참전 기념비 공원 방문과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동포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유엔본부에서 반 사무총장을 만난 박 대통령은 “유엔이 앞장서서 개발도상국가의 빈곤퇴치 노력을 하는 데 대해 한국이 힘을 많이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유산’인 새마을운동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한국에서 빈곤을 퇴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새마을운동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에 정신과 노하우를 보급하는 데 유엔과 협력하면 효과적으로 지원이 될 수 있겠다 생각하고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면담 직전 방명록에 ‘The Republic of Korea will always stand side by side with the UN to promote a more prosperous, happier global community’(대한민국은 한층 번영되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유엔과 항상 나란히 설 것이다)라고 적었다.
박 대통령은 유엔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70명도 만나 “유엔에서 맹활약하는 여러분들은 우리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주고, 국제기구 등에서 자기 길을 개척해보고 싶은 우리 청년들에게 큰 희망”이라고 격려했다. 유엔본부 앞엔 미국 교민 100여명이 찾아와 ‘사랑해요 박근혜, 제2의 한강의 기적을’이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박 대통령을 반겼다.
이날 오후 방미 두번째 기착지인 워싱턴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미국 국내외 전쟁 희생자의 유해가 묻힌 알링턴 국립묘지와 한국전 참전 기념비 공원을 가장 먼저 찾아 꽃을 바치고 참배했다.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이 두 곳을 찾아 헌화·참배했다.
박 대통령은 알링턴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에 들러 ‘무명용사를 기리는 패’를 증정하기도 했다. 기념비 공원에선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한국전에 참전해 희생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이 번영한 것도 그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곳 방문객이 1년에 300만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양국 국민 모두가 한국전을 계기로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참배를 마친 박 대통령은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간담회에 참석했다. 전날 뉴욕 동포 간담회에서 한복을 입었던 박 대통령은, 이날은 흰색 재킷과 갈색 바지 정장을 착용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사회자가 박 대통령을 소개하자 30초가량 기립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박 대통령은 “2007년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는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려 두 시간이나 지각했는데, 동포들이 끝까지 기다려주셨다. 제게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하셨고, 제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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