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 교육이 굉장히 좋은 줄 알고 그러는데, 나는 사실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 한국연구재단에서 열린 교육·과학·문화 분야 2010년도 업무보고에서, 지난달 19일 청와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오찬을 하면서 나눈 얘기를 전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육의 강점은 뭐냐’고 갑자기 물어서 거짓말은 할 수 없고 뭘 얘기해야 할지 당황스럽더라”며 “그래서 ‘한국은 부모들은 아무리 가난해도 자식 교육은 시킨다. 부모 교육열 때문에 많은 아이들을 좋은 교육하게 되고 그 결과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가난한 가정이 가난의 대를 끊고 잘 살게 됐다’ 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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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어 “‘영어교육을 누구나 받으려고 해서 미국에서도 좋은 젊은이 수천명이 (한국에) 와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정도만 얘기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오산 공군기지에서 비행기 뜨기 전에 병사들에게 한국 교육에 대해 얘기하고 미국 도착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세 차례 모임에 나가서 한국 교육 얘기를 하는 것을 봤다”며 “한편으로는 속으로 미안하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물론 교육이 많이 변화하고 있고, 변화가 정착되지 않아 국민들도 여러 걱정을 많이 한다”며 “입학사정관제도 기준을 뭘 갖고 하느냐 등에서 정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불만이 많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특정 교과 중심의 획일적 교육과 높은 사교육비 문제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