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의원의 ‘비정규직 급식 노동자 비하’ 발언을 <에스비에스(SBS)>가 보도한 데 대해 김동철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가 해당 언론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이 의원 발언의 부적절성을 짚으면서도, 이를 보도한 <에스비에스>의 ‘의도’를 문제 삼아 ‘현 정권의 눈치보기’라고까지 말했다. 발언이 담고 있는 근본적 문제점과는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김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의원이 정식 인터뷰가 아닌 사적 대화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표현을 한 것은 백번 천번 잘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이와 관련한 <에스비에스> 보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3주 전에 있었던 대화가 뒤늦게 기사화된 배경과 사적 대화를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입장을 확인 안 하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에스비에스에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인허가권을 쥔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가 싶어 문재인 정부의 방송개혁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화방송(MBC)>에 대한 정부의 근로감독권 조사를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그토록 부르짖던 방송개혁은 어디 가고…. 방송사들이 이렇게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하는 행태에 대해 전혀 느낄 것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문화방송> 출신인 최명길 국민의당 대변인도 “출입기자들과 중요 당직자와의 통화는 신뢰에 기초했기 때문에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오프더레코드 식으로 구분하면서 말하지 않는 것은 최소한 맥락과 취지를 분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뢰에 기초한 것”이라면서 “선의를 갖고 열심히 설명한 대목을 그렇게 시간이 한참 지나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언론화함으로써 전체 정국의 흐름에 안 좋은 영향 미치는 결과를 가져온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이언주 의원 역시 “경위가 어찌 됐든 부적절한 표현으로 혹시 상처받은 분이 계시다면 사적 통화에서라고 하더라도 사용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사적 대화가 기사화된 것에 대해선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반발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