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기획, 정세균 주연의 정치 사기극임이 드러났다.”(김정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논평)
새누리당은 26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24일 새벽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과정에서 한 발언을 최대한 쟁점화하는데 공을 들였다. 당시 표결 과정이 녹화된 영상을 보면, 정 의장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며 “세월호든 그거든 하나 바꾸라고 그러는데 절대 안 돼… 그냥 어버이연합… 둘 중에 하나 내놓으라는데 안 내놔. 그래서 그냥 맨입으로… 그래서 그냥은 안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를 두고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과 어버이연합 청문회를 안 해준다고, 날치기 폭거로 생사람(김재수 장관을) 잡았다. 국회의장이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야당의 스피커 노릇을 했다”며 정 의장의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아닌 ‘정세균 의원’으로 부르기로 한 새누리당은 전날 밤 10시부터 이날 새벽까지 연 의원총회에 이어 이날 오전 9시 다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 의장을 성토했다. ‘스트레스로 통풍이 왔다’며 전날 국회에 나오지 않았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 의총에 나타나 “정 의원은 해임건의안과 세월호 특조위 연장, 어버이연합 청문회를 맞바꾸려는 정치 흥정이 안 이뤄지자 해임건의안을 날치기 처리했다고 자기 입으로 고백했다.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하지만 정세균 의장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와 함께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논의했던 사안을 두고 이제와서 딴 소리를 한다”고 반박했다. 국회의장실은 이날 오전 낸 보도자료에서 “여야 간 대립된 문제를 협의와 타협으로 마무리되도록 하기 위해 방미 전부터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방미 과정에서도 여야 원내대표에게 이와 같은 의장의 입장을 설명하며 협의 노력을 계속했다”며 “24일 발언은 여야 간 협상과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고 해임건의안이 표결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시비에스>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정 의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그리고 또 얼마 전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서 ‘해임건의안 꼭 해야 돼?’라고 했다. 그래서 ‘해야 됩니다’라고 말했더니, (정 의장이) ‘이거 시끄러워질텐데 세월호나 어버이연합 같은 거 하나 받고 협치를 좀 하지’라고 저한테 말한 적이 있다. 조정을 해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야가 하나씩 서로 주고받는 협상을 해서 해임건의안으로 극한 정국을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정 의장의 생각이었다. 중립성 위반의 증거가 아니라 조정자 역할을 하려했던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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