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길 새누리당 전 공보위원이 금태섭 변호사에게 ‘안철수 불출마 종용·협박’ 전화를 걸 당시, 정 전 위원을 태운 택시기사 이아무개(53)씨가 양쪽의 기자회견이 있던 당일, 전화통화 당시 정황을 새누리당 쪽에 미리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지난 7일 밤 새누리당에 전화를 걸어 “내가 정 전 위원을 태운 택시기사다. 정 전 위원 주장이 틀렸다”고 말했다. 그런데 새누리당에서는 이와 관련해 정반대 내용의 보고서가 만들어졌다. <한겨레>가 13일 입수한 새누리당 보고서 문건에는 ‘택시기사가 당에 전화를 걸어와 한 말’이라며 “통화 내용을 다 들었다. 방송을 봤는데, 안철수 쪽 변호사 얘기가 틀리다. 과장되어 있다”고 적혀 있다. 이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에 전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언론사에 말한 내용을 왜 새누리당에는 반대로 얘기하겠느냐”며 “분명히 정 전 위원이 틀린 말을 하고 있다고 (새누리당에) 말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직자들이) 퇴근한 시각이라 경비원이 전화를 받았다”며 “보고서가 제보자 말과 반대로 작성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전 위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추가로 글을 올려, “예상 못한 긴급 기자회견에 급하게 대응하면서 기억에 따라 이야기한 것이 의도적으로 거짓말한 것처럼 취급돼 안타깝다”며 “교통사고까지 고의로 냈다는 의혹까지 일부에서 제기하는 상황에 처하다 보니 이젠 언론뿐 아니라 세상과 사람이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김종철 김외현 기자 phill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