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의원 총회에서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5일 아침 8시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한 4일 밤 일부 민주당 당직자들이 농성장 주변의 쓰레기를 주으며 농성해제 준비를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민주당이 의원 총회에서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5일 아침 8시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한 4일 밤 일부 민주당 당직자들이 농성장 주변의 쓰레기를 주으며 농성해제 준비를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광고


국회 대화 대신 육탄전

여야의 ‘입’과 ‘입’이 닫히면서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은 급기야 ‘몸’과 ‘몸’이 충돌하는 장이 되었다.

격렬한 몸싸움은 국회 사무처가 3일 오전 기습 강제해산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박계동 사무총장이 자신보다 나이가 한살 많지만 친구로 지내온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3일 토요일엔 별다른 상황이 없을 것”이란 분위기를 전해 야당 농성단이 내심 평온한 주말을 기대하며 ‘경계심’을 푼 사이 치고온 것이다.

광고

사무처는 평균 무술 3단인 경위 65명 외에도 경비 임무를 하는 방호원까지 모두 140여명을 로텐더홀에 투입해 이날 밤늦게까지 네 차례에 걸쳐 농성단을 밖으로 끌어내는 시도를 했다. 그러나 농성단 300여명을 경위, 방호원들이 한 명씩 끄집어낸다는 것이 쉽지 않아 이날 강제해산 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원혜영 원내대표의 안경이 부러지고, 박병석 정책위의장이 어깨와 팔목을 다치는 등 의원들의 부상이 이어졌다. 또 본청 밖으로 끌려나갔다가 창문을 통해 다시 들어오려던 민주당 당직자가 넘어지는 바람에 뇌진탕 증세로 후송되는 일도 있었다. 민주당은 자체조사 결과 의원 7명 등 48명의 부상자가 생겼다고 발표했다. 국회 사무처도 농성단과 몸싸움을 벌이다 손목 골절 등으로 5명이 입원하고 50여명이 다쳤다고 공개하는 등 물리적 충돌의 상처가 곳곳에서 속출했다.

광고
광고

4일에도 민주당, 민주노동당 농성단과 이를 해산하려는 국회 경위들의 대치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민주당이 강제해산에 대한 규탄대회를 끝내자마자, 국회 경위 50여명이 몰려와 순간 긴장이 고조됐다.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막아서며 “그냥 돌아가라”고 하자, 국회 경위과장은 “경위들의 공식집무수행 기회를 달라”며 “농성을 해제하라”고 소리쳤다.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비폭력”, “엠비악법 결사반대” 구호로 맞섰고, 경위들은 전날 대치의 여파 탓인지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은 채 돌아섰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회 사무처가 강제해산을 시도할 가능성에 대비해 의원단이 국회 사무총장에게 항의하러 가는가 하면 본회의장 진입로마다 책상과 의자를 쌓아 방어벽을 높이는 등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또 이날 오전엔 본청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들이 농성단을 위한 외부 음식반입을 차단해 양쪽간의 실랑이가 일기도 했다. 장기 농성이 이어지면서 바닥에 누워 새우잠을 청하고 있는 민주당 당직자들은 본청 지하 샤워장에 몰려 씻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경위들도 장기 철야근무를 하며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다.

광고


한편, 민주당은 이날 밤늦게까지 의원총회를 열어 로텐더홀 농성해제를 두고 여러 의견들을 수렴했다. 결국 민주당은 일부 반대의견이 있었으나 로텐더홀 농성을 풀기로 결정했다. “국회의장 직권상정 반대입장을 얻어내고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강행처리를 막아낸 건 성과 아니냐”는 의견이 다수였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이날 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나 이런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결의대회 뒤 낸 성명에서 “농성해제를 할 상황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며 동참하지 않았다.

[국회 경찰투입 논란속 ‘3차 충돌’ ]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직권상정 ‘유예’] 주말 5차례 충돌끝 ‘대화 통로’ 일단 개방

민간인 피해 ‘눈덩이’…이스라엘은 “최소화” 되풀이

경찰 ‘촛불 시민 32명’ 마구잡이 연행

드라마에 막장 바이러스 창궐

‘손가락 없는 산악인’ 7대륙 최고봉 올라

북극곰 초라한 미래…굶주리는 수 3배늘어

소띠 강병현 ‘스피드는 말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