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의정부까지 따라 나서지는 못하고
골목 모퉁이에서 너는 돌아 서고
하루 종일 울었다.
설거지 물 틀어놓고 그릇을 닦으며
너 빠져나간 옷이며 이불이며
빨래를 하며
물 흐르는 소리에 마음 놓고 울었다.
말이나 해볼 걸, 영화 속 무인도 같은 데 둘이 가서 살자고
네 동생 주려고 더운 밥 차렸다가
참을 수 없이 치미는 울음
코 풀어가며 울었다.
결혼 전 날 내 이마 속절없이 쓸며
똥밖엔 버릴 것 없다고 눈물짓던
외할머니 전화받고 화장실에서 울었다.
오늘도 네가 묻힌 똥
변기를 닦으며 마침내 엉엉 울었다.
시린 땅 철책에 묶여 수자리 살러간
무시로 미운 짓이던
게으르고 뚱뚱한 아들아
빈 방 네 자던 자리 누운 밤
이제는 목도 잠겨 그저 여울같이 흐르는 눈물
바람소리 창문 저쪽은 검은 영하인데
코뚜레 꿰이는 송아지마냥
시퍼런 젊음으로 펄펄 뛰던 아들아
내 사랑은 이것뿐이구나.
한영숙/서울 양천구 목동
이별
- 수정 2005-01-04 21:23
- 등록 2005-01-0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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