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에 처음으로 들어와 아무것도 모르고 학교만 열심히 다녔다. 그러다 국립대 법인화 이야기를 들었다. 정부가 국립대의 재정운영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국립대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부가 국립대의 재정운영에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말은 그동안 정부의 지원으로 다른 사립대에 비해 저렴했던 국립대의 등록금이 다른 사립대와 같아진다는 말이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지금 우리나라는 교육에서도 점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얼마 전 서울대에서 벌인 사회대 신입생 조사 결과를 보면, 부유층 자녀 입학률이 갈수록 늘어 ‘값싸고 질 좋은 공교육’을 보통 서민 계층보다 부유층이 더 많이 누리는 현상이 빚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점 “개천에서 용난다”는 옛말이 통용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흐름 속에서 국립대 법인화가 실행된다면 등록금이 올라 서민층은 대학 가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지만, 모든 국민이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는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사례를 들어 국립대 법인화를 주장하고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일본, 중국과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과 여건에서 차이가 큰데도 이들 나라와 우리를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닌가 싶다.
비록 문제가 있더라도 국립대를 제대로 개혁하는 것이 올바르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법인화로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교육의 공공성만 후퇴시킬 뿐이다.
임수노아/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대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