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운동 삼아서 자전거를 배워 조금씩 타고 있다. 요즘은 도로마다 자전거도로가 따로 있는 편이라 가까운 곳을 이용하기에도 좋겠다는 계산도 들었다.
하지만 막상 자전거를 타고 밖에 나가니 사정은 전혀 딴판이었다. 큰 도로를 낀 인도 옆 자전거도로는 인적도 드물고 길도 넓게 나 있어서 자전거도로로 자전거를 쉽게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보행자가 많아지고 인도의 폭이 좁아지면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로 달리는 것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일 뿐이었다.
또한 음식점이 밀집한 인도 쪽의 자전거도로는 주차된 차들이 여기저기 튀어나와 있어서 그야말로 무늬만 자전거도로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우리가 다닐 수 있는 길은 인도와 도로 딱 둘뿐인 것 같았다. 자전거 처지에서는 다닐 수 있는 길이 없는 셈이다.
녹색도시의 대안으로 자전거가 각광받고 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게 하려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더 먼저가 아닐까 싶다. 이미 많은 도로에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그저 보여주기 위한 도로가 아니라 사람들이 진짜로 자전거를 타는 도로가 되려면 자전거도로를 과감하게 넓혀야 한다. 제대로 된 자전거도로가 없으면 녹색도시도 없다는 것을 행정당국이 인식하기를 바란다.
송현진/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