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한 얼굴들
어디론가 바쁘게 떠난다.
비웃음을 한 얼굴들이
차에서 내린다.
겨울바람은 차가운데
세종시 쓰레기통을 기웃거리는
도둑고양이마냥 범죄자의 모습을 한
알 수 없는 회색의 얼굴들
어디로 가고 어디서 왔다.
시간에 노예가 되거나
모두가 가면을 쓰고 있거나
아니면 화장으로 탈을 쓰고 있는
이름 없는 얼굴들
한 손에는 행복도시가
내일이면 쓰레기통으로 가야 하는
욕망덩어리들이 들려 있고
또 한 손에는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가
내일이면 휴지로 변해버릴
백지어음수표를 들고 있다.
빈손을 한 이방인은 한 사람도 없다.
기다림도 없고 그리움도 없는
행복도시를 오고 가는
핏기 없는 얼굴들
오늘은 어딘가로 떠나고.
내일을 또 어디로 떠나야 한다.
반기는 이 없는 곳으로
블랙홀 속으로 먼지처럼 사라진다.
화이트홀로 사라진 자리에
먹구름 속에 숨은 행복한 햇살이
따스함으로 채우고 있다.
김정관/전남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
[독자시] 세종시를 만드는 사람들 / 김정관
- 수정 2010-01-20 22:12
- 등록 2010-01-20 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