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꽃처럼 똑, 떨어졌다
슬픔이 눈을 들고 나를 쳐다본다
슬픔은 이렇게 지는 게 아니지
슬픔은 꽃피어나는 거야
태산목 싱싱한 가지에서 살점 같은 꽃잎이
뚝뚝 듣는다, 풀잎들이 그 살을 파먹고
꽃잎은 말라죽어 슬픔의 뼈로 남는다
바람이 스미어 풀 속에 눕는다
부스러기의 힘으로 기어가는 붉은 흙 울음,
지렁이의 슬픔, 온통 풀밭이 푸르네
-시집 <철갑 고래 뱃속에서>(문학과지성사)에서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창과 졸업
1988년 계간 <문학과 사회>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시집>이 있다.
슬픔은 꽃피어나는 거야/정남식
- 수정 2005-05-22 17:33
- 등록 2005-05-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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