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여고에 다니는 조카를 둔 학원강사다. 얼마전 조카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얼마되지 않아 강제적으로 진행되는 보충수업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생각해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이에 대해 학생들에게 서명을 받고자 하니 도와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한다. 물론 담임선생님께서는 말도 안된다고 일축하셨고 그 일은 그것으로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 일은 학생부와 교감 선생님에게까지 알려졌고 조카는 당장에 괘씸죄에 걸려 학생부를 들락거려야 했다. 힘들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아이들을 가르치려 했던 선생님들이 느꼈을 배신감과 허탈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라고 생각한다. 이 일로 조카의 어머니가 학교로 찾아갔을 때 담임 선생님은 조카와 관련해 그 어떤 노력도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새끼닭을 품는 어미닭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아이들이 한번 실수를 했다고 당장에 내치는 모습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학교에 적응하려고 하는 1학년 학생을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한 번 하지 않은 모습에 조카는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 우리들의 진정한 스승을 정말로 만나보고 싶다.
김효진/서울 노원구 하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