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이 끝난 뒤 지하철 신당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러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시끄러운 벨소리가 울렸다. 본능적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장애인 리프트가 계단 위로 올라가는 소리였고 공익요원과 장애인이 얼쯤하게 리프트가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벨소리 때문에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장애인을 쳐다봤음은 당연했다.
우리가 장애인에게 가하는 폭력 중엔 시선폭력이란 것이 있다. 자신이 원치 않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 또는 동정하는 눈빛, 심지어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은 분명 장애인들에게 고통과 폭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서울시 지하철 공사 쪽은 벨소리를 울려야 리프트를 안전하게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본데 벨소리가 없어도 사람들은 알아서 비키고 조심하고 있다. 도리어 벨소리 때문에 장애인에게 벌어지는 시선폭력이 장애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이 공공장소에서 겪는 불편함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다. 단순한 불편함의 차원을 넘어 장애인권이 걸린 문제다. 우리가 장애인을 돕는 것은 불쌍함에서 오는 동정심이나 우리보다 신체적으로 못해서 도와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장애를 갖고 있으며 결국은 그 ‘장애’의 정도 차이인 것이다. 장애인 리프트 벨소리 경우도 작지만 꼭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서울시 지하철 공사는 벨소리를 없애고 장애인들이 마음 편하게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배려를 해주어야 한다.
정철운/고려대 문과대 1년
장애인 리프트 벨소리 개선을
- 수정 2005-05-18 20:32
- 등록 2005-05-18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