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걸어 다니던 아파트 단지 앞길에 인도 재정비 사업을 안내하는 펼침막이 하나 붙었다. 구청에 전화를 걸어 알아보았더니 기존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탄성 포장재로 덮을 거라고 했다. 고무 탄성 포장재 냄새에 구역질을 한 경험이 여러 번 있어 앞으로는 어떻게 걸어 다니나 하는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다.
2~3년 전부터 폐타이어로 만든 녹색이나 빨간색의 폭신폭신한 고무칩이 보도블록을 밀어내고 인도를 덮기 시작했다. 탄성 포장재는 풍화되고 깨지고 울퉁불퉁하다는, 기존 보도블록의 단점을 보완한 신소재다. 정부기관의 골머리를 썩이는 폐타이어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에 더욱더 각광을 받는지도 모른다.
화학물질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은 새로 포장된 도로에서 걸려 넘어질 위험이 없고 밟는 느낌이 좋아 안전하고 쾌적한 자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고무칩은 화학적으로 인체에 해로운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 등의 중금속과 벤젠, 톨루엔, 크실렌, 에틸벤젠 등이 들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고무 탄성 포장재를 시공하는 장소에 가 보면 고무칩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이 고무칩을 바닥에 붙이는 접착제다. 새로 포장된 도로에서는 타이어 냄새 외에도 락스 냄새와 유사한 본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몇 달 지나면 냄새가 빠지지만 그것은 결국 유독성 물질이 빗물을 통해 하천으로 씻겨 내려갔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수질까지 오염시키는 것이다. 이미 폐타이어나 우레탄을 이용한 포장재의 안전성 문제가 언론을 통해 여러 번 제기되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사용이 중지되기는커녕 여기저기 쓰이는 곳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나는 이제 미로를 찾듯이 골목골목 포장된 지 오래된 아스팔트길이나 보도블록길을 찾아다니고 있다.
환경부는 빨리 유해성이 의심되는 자재의 사용을 중지시키고 안전성 검증에 나서야 한다.
김영신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발언대] 유해성 ‘고무 보도블록’ 사용을 중지하라 / 김영신
발언대
- 수정 2008-10-22 21:01
- 등록 2008-10-2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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