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MB 방송의 사업자가 선정됐다. 이제 머지않아 손에 텔레비전을 들고 다니며 보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게 과연 기뻐할 일인지 의문이다. 지금도 지하철을 타면 일부 몰지각한 승객들이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엠피3폰을 자랑하듯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놓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옆 사람에게 들리는 수준은 양반이다. 요새 전화는 얼마나 성능이 좋은지 스피커로 틀면 지하철 한칸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이다. 지금도 이런데 텔레비전이라니.
승객들이 너도나도 보고 싶은 채널을 맞춰놓고 여기저기서 드라마, 쇼, 뉴스 소리가 뒤섞이게 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끔찍하다. 최근엔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승객을 보기 어렵다. 너도나도 휴대폰을 꺼내 들고 고스톱을 치기에만 열심이다. 과학 기술은 너무 빨리 달려간다. 우리가 바른 길로 달려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정한결/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