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출근길에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을 갈아타는 환승역에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데, 을지로 4가역에서 5호선을 갈아타는 날도 그러했다. 길게 줄을 서서 지하철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지하철이 도착하고 많은 사람들이 내렸다. 사람들이 다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순간 문이 닫히려는 게 아닌가. 맨 앞에 서 있던 나를 비롯해 타려고 줄을 섰던 승객들이 놀라서 한꺼번에 지하철 안으로 들어서려 했고, 그 순간 질서는 사라졌다. 서로 밀치며 들어가는 것이다.
사고는 없었지만 자칫 잘못했으면 누군가는 다쳤을 수도 있다. 물론 아침 시간 지하철이 빨리 오고 간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기다렸던 승객이 모두 탑승하는 데 몇 초가 걸리겠는가? 길어야 30초, 그쯤의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무턱대고 닫으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닫을 거니까 알아서 빨리 타라는 것인가? 질서를 지켜 줄을 섰지만 정작 지하철 탑승때 질서가 무너지는 모습은 분명 질서의식의 결여라기보다는 지하철 문 닫힘에 있다고 본다.
공정선/서울시 성동구 성수1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