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의 속살 파내어
피 흘린 천장으로
전깃불 달아매어
산속의 내장
끄집어내고
불 도깨비 지나간다.

얼마나 더 잘살려고
얼마나 바삐 가려고
수만년 묶은 속살
아까워하지 않고
상체기를 내는가.

텅 빈 젖꼭지 빠는
소나무
추위에 부르르 떠는
떡갈나무
피난 가는 날짐승 잡으려고

산의 총열 속에서
차의 탄환들이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김영곤/충남 태안군 태안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