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 도중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단거리 발사체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5월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 도중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단거리 발사체의 모습. 연합뉴스
광고

북한이 2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지난 5월 두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 두 달여 만에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북한의 이런 군사행동은 지난달 말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고 한반도 화해 분위기를 해치는 것인 만큼 어떤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다. 북한은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 실무협상’에 응해야 한다.

사연습(19-2 동맹)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 쪽은 트럼프-김정은 만남에서 그런 약속을 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는 더 따져봐야 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 정상이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 무력시위로 판을 흔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의 군사행동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협상 판을 유리한 쪽으로 바꾸려는 ‘기싸움’의 일환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군사연습을 강행할 경우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잇따라 군사적 압박 작전을 쓰고 있다. 미사일 발사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하기도 했다.

광고

미국은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오라고 북한에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답을 주지 않은 채 뜸을 들이고 있다. 그러는 사이 판문점 정상 회동에서 약속한 ‘2~3주 안 실무협상 시작’이라는 시한도 넘겼다. 새달 1일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만나 협상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리 외무상의 불참 통보로 틀어졌다. 이런 식이면 실무협상은 8월 한-미 군사훈련이 끝난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비핵화 실무협상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표류하는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불안정성이 장기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북-미 모두 협상 재개를 위해 한 발씩 물러서야 할 시점이다. 미국은 기존의 협상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고, 북한도 압박 일변도로만 나가선 안 된다. 역사적인 판문점 정상 회동의 의미를 살려 북-미 모두 접점을 만들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 정부도 북-미 협상 촉진자로서 중심을 잡고 능동적으로 상황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