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신준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자본주의는 생산성 증가의 압력 덕분에 자라난 경제제도이다. 18세기 산업혁명은 모직산업의 임금 상승 때문이었으며 1929년 공황의 처방전이었던 포드주의도 뉴딜의 임금상승 덕분이었고 유연생산의 완결판인 ‘산업 4.0’ 역시 세계 최고의 고임금 국가 독일에서 나왔다.
지난해 많은 논란을 거쳤던 최저임금이 새해 들어 시행에 들어가자 다시 저항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가상화폐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도 경제학 자신의 혼란에 뿌리를 둔 것이라 일반인에게는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임금은 자본주의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해가 걸려 있으므로 아무래도 이 혼란을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반인의 눈높이에 최대한 맞추면 두 가지를 길잡이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임금은 노동력을 사고팔 때 두 당사자가 주고받는 가격이다. 이런 거래에서는 당연히 주는 쪽은 적게 주려 하고, 받는 쪽은 많이 받으려 한다. 서로 이해가 상반되고 중립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경제학도, 임금에 대한 관점도 두 개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혼란의 일차적 근원이고 그것을 이해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적게 주려는 것인가, 많이 받으려는 것인가로만 판단하면 된다. 그것은 옳고 그른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고전적인 경구가 있다. “동등한 권리가 충돌하는 곳에서는 힘이 사태를 결정짓는다!”
둘째, 임금이 생산에 투입되는 자본이냐 아니면 분배되는 소득이냐의 문제가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 경제의 이중적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본주의는 생산과 소비가 통합되어 있던 이전의 자급경제와는 달리 이 둘이 분리된 구조로 되어 있다. 먼저 생산을 위해 자본이 투입되고, 생산된 상품은 시장에서 판매된 다음 소득으로 분배된다. 분배된 소득은 다음 생산에서 다시 자본으로 투입되고 경제는 순환을 이어간다. 그래서 경제는 생산과 소비의 두 영역이 교환으로 이어진 형태를 띤다.
문제는 이 구조에서 임금이 생산영역에 속하느냐 소비영역에 속하느냐이다. 생산영역에 속하면 자본이 되고 소비영역에 속하면 소득이 된다. 경제학의 두 관점이 여기에서 갈라지고 소득으로 간주하는 곳에서 혼란이 발생한다. 임금이 상승하면 소비능력이 증가하고 따라서 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 소위 임금주도 성장이다. 그런데 소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노동소득인 임금소득이고 하나는 불로소득인 자본소득이다. 이 둘 가운데 자본소득만 다음 생산에 자본으로 투입된다. 그래서 다음 생산이 증가하려면 자본소득이 증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총소득에서 임금소득이 감소해야 한다. 따라서 임금의 상승은 다음 생산을 감소시킬 수 있다. 소위 고용감소의 주장이다.
결국 임금의 증가는 생산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두 주장은 충돌하고 이것이 지금 우리가 당면한 혼란의 정체이다. 그래서 경제학의 다른 관점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거기에서는 임금을 자본으로 간주한다. 근거가 있다. 사실 임금은 생산된 물건이 판매된 다음 분배되는 소득이 아니다. 그것은 생산이 이루어지기 전에 미리 결정된다. 임금은 생산에 사용할 노동력의 구매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즉 임금은 생산에 투입되는 자본이다. 임금을 이처럼 소득이 아니라 자본으로 이해하면 혼란을 상당 부분 수습할 수 있다.
먼저 임금의 증가로 자본소득이 감소한다는 얘기는 틀렸다. 임금은 나중에 분배되는 소득이 아니라 애초 그 소득을 만들어내는 원천(자본)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임금의 증가가 생산을 늘린다는 얘기는 절반만 맞다. 일정한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금은 자본이기 때문에 그것의 증가는 생산비용의 증가를 가져온다. 따라서 상품가격이 상승하고 그것은 수요의 감소를 가져온다. 이것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은 생산력의 증가뿐이다. 그래서 임금인상은 자본가에게 생산력 증가의 압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은 법이다.
자본주의는 바로 이 생산성 증가의 압력 덕분에 자라난 경제제도이다. 자본주의의 등장을 가져온 18세기 산업혁명은 모직산업의 임금 상승 때문이었으며, 1929년 공황의 처방전이었던 포드주의도 뉴딜의 임금상승 덕분이었고, 유연생산의 완결판인 ‘산업 4.0’ 역시 세계 최고의 고임금 국가 독일에서 나왔다.
2008년 이후 세계는 지금 최저임금 인상의 봇물을 타고 있다. 그것은 생산력 혁신의 경쟁이 불붙었다는 것을 알리는 징후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이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것이다. 낮은 이자율에 현혹되어 생산력 혁신을 게을리했다 초래한 것이 바로 우리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였다. 경제학이 스스로 빚어낸 혼란을 걷어내고 임금정책이 소득정책이기보다는 자본정책, 즉 성장정책이라는 점을 되새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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