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꽃다운 스무살에 아름다운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는 지도상 위치, 언어, 인구, 남북분단 같은 기본적인 정보밖에 알지 못했습니다. 장학생으로 와서 충남 천안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천안에서는 외국인이 드물었죠. 저와 마주치면 놀라서 펄쩍 뛰거나 몇분 동안 쳐다보기만 하던 사람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외국 여행을 다녀보면 현지인들이 주로 던지는 질문은 “어느 나라에서 오셨나요?”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흑인을 보면 묻지도 않고 대뜸 “아프리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말은 모든 흑인들을 아프리카인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모든 백인을 보고 “아메리카”라고 말하는 것과 같지 않나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중동, 남미를 비롯해 많은 한국인들이 ‘반신반인’처럼 보는 미국인의 나라 등 전세계에 걸쳐 흑인 원주민들이 살고 있어요. 또한 아프리카는 국가가 아니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넓은 대륙입니다. 그 대륙에 54개 나라가 있고, 나라마다 문화와 언어, 사람들 생김새도 다 다릅니다. 또한 에티오피아만 해도 80개 이상의 부족과 언어, 전통이 있어요. 이렇듯 아프리카 나라들 대부분은 나름 풍부한 문화를 가지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제가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정도는 한국인들도 아프리카와 에티오피아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한국이 에티오피아보다 교육이 잘되어 있고, 학교에서 이런 기본적인 지식을 지리학을 통해 배웠을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건 모르면서 “아프리카”라는 “나라가” 가난하고 안전하지 않다고 알고 있었어요. 아마 서방 언론의 영향 탓이 아닌가 싶네요.
택시를 타면 대부분 기사들이 먼저 “어느 나라, 아프리카?”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제가 “에티오피아요”라고 하면 위치를 짐작하려고 합니다. 어느 기사는 “스리랑카 옆 나라지?”라고 되묻더군요. 남아시아의 나라가 갑자기 동아프리카로 이동한 거죠. 그런가 하면 에티오피아의 위치뿐만 아니라 에티오피아의 한국전쟁 참전 사실까지 아는 분도 있습니다.

테스파예 마케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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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에 비하면 한국 사람들의 외국 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초·중·고 학생들마저 저더러 “아프리카?”라고 하는 걸 보면,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몇 나라의 문화 말고는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해법이 없을까요. 4주 뒤에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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