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산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 침상이 비어있다. 윤운식 기자
경기도 일산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 침상이 비어있다. 윤운식 기자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저출산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8년 1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1월 출생아 수는 3만2100명으로 집계됐다. 한해 전보다 8%(2800명)나 감소한 것이다. 월별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1월 출생아 수로는 역대 최저치기도 하다. 지난해 출생아수는 총 35만7700명으로 처음 40만명선이 무너지고, 합계출산율도 1.0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초저출산 흐름이 올해도 계속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월 사망자 수는 3만1600명이었다. 월별 사망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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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월별 출생아 수 추이(자료: 통계청)
전국 월별 출생아 수 추이(자료: 통계청)

지역별로 보면 유일하게 출생아 수가 증가한 강원과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보인 세종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서 모두 출생아 수가 감소했다. 인구 1천명 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율은 지난해 1월 8명에서 올해 1월에는 7.4명으로 13.3% 감소했다. 세종과 제주도 출생아 수는 지난해 1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는 인구 유입 등으로 인구 자체가 증가해 출생아 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조출생률은 감소했다. 세종은 조출생률이 지난해 1월 16.3명에서 올해 14.1명으로 줄어들었고, 제주 역시 지난해 1월 8.9명에서 올해 8.5명으로 감소했다.

출산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혼인은 소폭 증가했다. 지난 1월 혼인 건수는 2만4400건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5%(600건) 증가했다. 4개월 만의 혼인 건수 증가지만 이 역시 당장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다. 통계청의 최지형 사무관은 “혼인은 신고 가능일자의 수에 영향을 받는데, 설 연휴가 1월에 있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 1월 신고일자가 지난해보다 이틀 더 많은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 혼인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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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월 사망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 사망자 수 2만5900명에 비해 22%나 급증해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2012년 2월 19.7% 증가가 최고였다. 월별 사망자 수가 3만명을 넘은 것 역시 처음이다. 고령화로 인해 노령인구가 점차 많아진 데 더해 이번 겨울 유난히 혹한이 이어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김지은 사무관은 “사망자 수가 급증했던 2012년 2월 역시, 그 전달인 1월이 매우 추운 달이었다”며 “추위가 있으면 그 다음 달에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다음 달(2월) 사망자 수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