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다툼을 벌여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통과됐다. 2013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엘리엇을 만나 진통을 겪었지만 한단계 고비를 넘긴 셈이다.

17일 서울 양재동 에이티(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 553명의 주주가 자리해 83.57%의 참석율을 보여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총 1억5621만7764주로 이 중 위임장을 작성했거나 표결로 현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식 수는 1억3054만8184주였다. 과거 에스케이(SK)와 에스케이씨앤씨(SKC&C)의 합병을 다룬 에스케이의 임시주총은 81.5%의 참석율을 보였다.

제1안인 ‘(제일모직과) 합병 계약서 승인의 건’에 대해 찬성률 69.53%가 나와 통과됐다. 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들의 3분의2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야 하는데, 삼성으로서는 55.71% 이상을 얻어야 했다. 유효 투표 1억3235만5800표 가운데 찬성표가 9202만3660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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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총은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가 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애초 오전 9시에 열리기로 돼 있지만 위임장 확인 등의 절차가 늦어져 9시32분께에야 시작됐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에 대해 불공정성을 제기하면서 반대를 주장한 반면 다른 주주들은 ‘애국심’ ‘향후 합병 삼성물산의 회사 비전’ 등을 주장하며 찬성을 얘기했다. 결국 1시간여의 격론 끝에 합병안에 대해 표 대결이 시작돼 낮 12시40분께야 1안(합병계약서 승인에 대한 건)의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에 대해 엘리엇의 법률대리인은 최영익 변호사는 “의뢰인과 논의해 입장을 내놓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