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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지난해에도 크게 늘어났다.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일본 엔화의 약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에 따른 불확실한 경제환경 아래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한 까닭으로 해석된다.

3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씨이오(CEO)스코어의 집계를 보면, 30대 그룹 상장사 171개사가 보유한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등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157조7000억원으로 전년 133조3600억원보다 24조원(18.3%) 가량 늘어났다.

기업집단 별로는 삼성이 가장 많은 현금을 쌓아뒀다. 삼성의 현금성 자산은 약 60조원으로 2012년의 42조8000억원에 견줘 17조원(40%) 가량 늘었다. 이어 현대자동차가 39조5000억원으로 14.2% 늘었다. 두 그룹의 현금성 자산 보유 증가액은 합해서 약 22조원으로,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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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에스케이가 11조원, 엘지가 9조원, 포스코가 7조6000억원을 보유하는 등 상위 10대 그룹 현금성 자산 총액은 139조400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현금성 자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중인 금호아시아나로 2012년 87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72% 증가했다. 한화도 7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삼성과 함께 4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뒤이어 대우건설이 4200억원에서 5300억원으로 25.5%, 대우조선해양이 3400억원에서 4300억원으로 25.1%, 롯데가 3조2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22.7%의 증가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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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세계는 현금성 자산 보유량이 2012년 6200억원에서 2013년 3700억원으로 39.5%나 감소했고 에스티엑스(STX)도 5900억원에서 3800억원으로 35% 감소했다. 두산도 2조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28.6% 감소하고 동부도 현금성 자산 보유량이 23%나 줄어드는 등 13개 그룹은 현금 자산 보유량이 오히려 줄었다.

개별 기업의 현금자산 보유량 증가폭은 삼성전자가 36조1000억원에서 53조원(46.5%)으로 가장 컸다. 현대차(21조7400여억원)와 포스코(7조1000여억원)가 그 뒤를 이어 큰 폭으로 현금성 자산이 늘어났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