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수 1000명 이상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초임이 처음으로 월 300만원을 넘었다. 하지만 올해 임금협상이 타결된 기업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4.0%로,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56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일 내놓은 ‘2013년 임금조정 실태’를 보면, 대기업 대졸 초임은 300만1000원이었다. 기업규모별로는 100~299명 기업이 233만9000원, 300~499명은 257만원, 500~999명은 268만2000원이었다. 대기업이 되면서 초임이 크게 뛰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평균 대졸 초임은 265만9000원으로, 지난해에 견줘 4.1% 올랐다. 산업별로는 금융 및 보험업이 310만3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건설업이 257만6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직급별 초임은 부장 585만4000원, 차장 501만2000원, 과장 435만1000원, 대리 356만7000원이다.
올해 임금협상이 타결된 기업들의 평균 인상률은 4.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1%보다 낮고, 1.4%에 그쳤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 규모별로는 1000명 이상 대기업의 하락 폭(2012년 5.4%에서 2013년 3.6%)이 가장 컸다. 경총은 최근 저성장과 낮은 물가상승률이 임금교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조는 평균 7.9%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용자는 평균 2.8%를 제시했는데, 둘 사이 격차는 5.1%포인트로 역시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임금교섭 타결을 위한 협상횟수는 평균 5.2회, 협상기간은 평균 1.9개월로 역시 지난해(5.7회, 2.2개월)보다 줄었다. 노조가 임금인상을 덜 요구하고 협상도 비교적 빨리 이뤄졌다는 뜻이다.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회사들은 ‘노동 관련 쟁점으로 인한 노사 간 입장 차이’(31.3%)를 주된 이유로 들었는데, 쟁점 중에는 정년연장(34.5%), 통상임금(30.9%), 근로시간 단축(18.2%) 등 현재 노사의 ‘뜨거운 감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임금인상에 대해 83.3%는 적절하다고 답했으며, 무리하게 인상했다는 평가는 16.7%에 그쳤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