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10년에 걸쳐 1조5000억원을 출연하기로 한 미래기술육성사업의 1차 지원대상이 결정됐다. ‘얼음화학’ 등 기초과학분야 12건, ‘희토류 금속을 포함하지 않는 광소재 연구’ 등 소재기술 7건, ‘뇌신경을 모방한 차세대 컴퓨팅 소자’ 등 정보통신기술(ICT) 8건이다.
삼성그룹은 14일 모두 27개 과제를 지원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교수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연구계획서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현장 실사를 하는 등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선정됐다고 삼성 쪽은 밝혔다. 과제의 독창성과 혁신성, 연구계획의 적절성, 연구 역량 등이 중점 평가 대상이다. 기초과학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 고등과학원 김두철 교수는 “심사위원 전원이 며칠간 합숙하면서 수준 높은 지식 토론을 통해 혁신성 있는 과제를 선정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선정된 연구팀들은 각각 수억원대의 연구지원금을 받게 된다.
기초과학분야 지원대상인 얼음화학은 얼음을 매개로 진행되는 화학 반응에 대한 연구다. 물의 고체 형태인 얼음에서의 화학반응에 대해서는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사실 우주에서 물의 가장 보편적인 상태는 얼음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강헌 교수(물리화학) 등 연구진은 대기과학, 천체과학 등의 분야에서 얼음을 매개로 한 화학 반응들의 의문점을 해결하고, 나아가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데 기반이 될 연구라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당초 지난 5월 기초과학, 소재기술, 정보통신기술 등 3대 분야 연구를 지원하는 공익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한다고 밝혔으나, 지원금으로 출연된 특허에 대한 무상사용권 등 독점적 권리를 요구하다가 미래창조과학부와 마찰을 빚었다. 그래서 기초과학분야는 5000억원 규모로 재단을 유지하고, 소재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은 따로 떼내 미래기술육성센터를 설립해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이 재단과 센터로 이원화됐지만, 애초 약속한 대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삼성, 얼음화학 등 미래기술육성사업 27개 과제 선정
이형섭기자
- 수정 2013-11-14 20:30
- 등록 2013-11-14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