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그래미상을 표방하는 9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다음달 29일 저녁 7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와 한겨레신문사·이데일리 공동주최로 열린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는 18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상식 일정과 후보를 발표했다.
가장 많은 분야에 이름을 올린 후보는 록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과 싱어송라이터 이승열.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 올해의 음악인 등 5개 분야 후보에 각각 올랐다. 전설의 록 밴드 들국화의 초대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 미국으로 이민 간 뒤 반세기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들고 돌아온 조덕환이 뒤를 이어 4개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유, 검정치마, 십센치, 박주원 등은 3개 분야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케이팝 바람을 일으킨 아이돌 그룹 가운데선 투애니원(2NE1), 에프엑스 등이 각각 2개 분야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후보는 2010년 12월1일부터 2011년 11월30일까지 발매된 음반을 대상으로 정했다.
이날 확정 발표한 공로상은 한국 재즈 1세대를 상징하는 재즈 이론가 이판근(78) 선생에게 돌아갔다. 색소폰·베이스 연주자로서 1950년대 말부터 동료와 후배들을 규합해 한국 재즈의 여명기를 열었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곡 작업과 후진 양성에 매진했다. 재즈 음악인뿐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최이철, 봄여름가을겨울, 심수봉, 인순이 등 대중가수들도 그의 가르침을 받아, 제자가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은 분야별 후보에 오른 모든 음악인을 대상으로 누리꾼들이 직접 투표로 선정한다. 투표는 1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한국대중음악상 누리집(www.koreanmusicawards.com)에서 할 수 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다른 가요 시상식이 우선시해온 인기도, 방송 출연 빈도, 판매량 등이 아니라 음악적 성취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선정하는 대안적 음악상이다. 대중음악 평론가, 음악방송 피디, 대중음악 담당 기자,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 전문가 68명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해 후보와 수상자를 뽑는다. 음악산업 종사자들을 회원으로 한 ‘미국 레코딩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순수하게 음악성만을 고려해 선정하는 미국 그래미상과 비슷한 방식이다.
2004년 제정 이래 방송에 거의 소개되지 않는 음악인들이 수상자로 선정되는 사례가 잦아 초창기에는 ‘인디·언더그라운드 음악상’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르는 권위를 쌓아온 것으로 평가된다. 소녀시대, 태양, 이적, 엄정화 등 많은 주류 가수들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7년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상을 받은 엄정화는 “내가 받은 상 중 가장 자랑스러운 상”이라는 수상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선정위원장인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대중음악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예술로, 대중음악인을 엔터테이너가 아닌 아티스트로 대접하고자 하는 상”이라며 “가수보다 음반과 곡에 주목하고 판매량이 아니라 음악적 성취를 선정 기준으로 삼음으로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넘어 한국 대중음악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이 상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상식 분야별 모든 후보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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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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