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독경’, 아니 ‘마이동풍’이라 해야 맞을 듯하다. 방송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의 끊임없는 경고와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을 계속 내보내는 케이블·위성 텔레비전의 행태가 말이다.
특히 몇몇 방송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나라에서도 지나친 선정성으로 비난받은 프로그램을 수입해 방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그대로 베낀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갈 데까지 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아티브이>는 미국 <에이비시>에서 방송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 유 핫(Are you hot)?’과 비슷한 ‘R. U. HOT?’이란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할 계획이다. <동아티브이>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한국 최고의 섹시남, 섹시녀를 뽑는 대회”라며 노골적으로 선정성을 부각시킨다. 이 대회는 전국 5개 지역의 유명 클럽을 돌면서 비키니 심사 등을 통해 선정하는 방식으로 치러지는데, <동아티브이>는 ‘최고의 섹시남녀’로 선정되면 상금 3천만원과 연예계 진출 기회까지 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에이비시>의 ‘아 유 핫?’을 이미 방송하고 있는 <동아티브이>는 이번에 프로그램 제목뿐 아니라, 섹시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후보자를 심사위원들이 ‘핫’(HOT·섹시함) 또는 ‘낫’(NOT·섹시하지 않음)으로 심사하는 방법까지 그대로 흉내낸다고 한다. 순간의 결정에서 오직 얼굴과 몸매만이 기준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이 회사는 시청자 가운데서 몇명을 뽑아 성형수술을 시켜주는 미국 <폭스티브이>의 프로그램 ‘더 스완’과 비슷한 ‘도전 신데렐라’를 제작·방송해 외모 지상주의 논란을 일으켰다. ‘더 스완’은 <유에스에이투데이>가 2004년 ‘최악의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 미국의 시청자단체인 피티시(PTC) 등이 왜곡된 외모 지상주의를 심어준다고 비판한 프로그램. 여성 채널 <온스타일>도 ‘더 스완’을 ‘미운오리 백조되기’로 제목을 바꿔 방송하고 있다.
얼마 전 게임쇼 채널 <퀴니>는 광고 모델을 하고 있는 미모의 여고생이 남학생 30명 가운데 이상형을 골라내는 리얼리티 짝짓기 프로그램 ‘러브 제너레이션’을 제작해 청소년들에게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리얼티브이>와 <큐채널>은 배우자나 애인의 의뢰를 받은 취재진이 몰래카메라 등으로 파트너의 외도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치터스’를 방영하고 있다.
이 모두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시청률이 올라야 광고와 수신료 수입이 늘어나는 케이블·위성 채널들의 현실적인 사정을 외면할 수는 없을 터이다. 하지만 한번 자극에 길들여지면 더 강한 자극을 받아야 충족이 되는 중독성이란 면에서 생각해볼 때 앞으로 얼마나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질지, 그 끝은 어디일지 궁금해진다. 상업방송사들에게 방송으로서의 최소한의 ‘공공성’을 요구하는 것은 입만 아픈 일일까?
비키니심사·성형 프로그램…외모 지상주의 끝이 어딜까?
- 수정 2005-07-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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