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최근 공개한 올해 전시계획을 보면 대부분 원로작가들 개인전으로 채워졌다. 특히 과천관은 70%가 원로 회고전이다. 때문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패기있는 신진작가나 최근 미술계 경향을 읽을 수 있는 전시를 보기 힘들게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천관에선 지난해 예정됐다가 밀린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 외에, 조평휘(82), 최만린(79), 강찬균(76), 이건용(72), 김종성(79), 정범태(86), 김병기(98) 등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가 주요 전시실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모두 72~98살에 이르는 고령의 작가들이다. ‘디자인전: 사물학-디자인과 예술’(6~12월), 신소장품 특별기획전(6~12월), 올해의 작가상(8~10월) 등 3개의 연례 전시를 제외하면 나머지 전시는 모두 원로들을 위한 회고전 성격이다.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는 70살 이상의 원로 작가들 가운데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 설립 이래 개인전, 회고전에 포함되지 않은 작가들로 선정됐다. 회화, 조소, 공예, 사진, 건축 등 5개 부문에서 모두 22명을 선정해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개인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장르를 산술적으로 안배하면서 공예가가 5명이나 포함된 것도 특징이다.
덕수궁관에서는 지난해 작고한 한국화가 송수남(1938~2013) 전과 정영렬(1934~1988) 전, ‘대한민국 예술원 개원 60년-어제와 오늘’ 전(4~7월)이 예정돼 있다. 예술원 회원은 경력 30년 이상의, 예술발전에 공적이 현저한 인물들로 선정되는데 생존 회원들은 대부분 70살 이상이다. 국외 작가전으로는 이탈리아 작가 조르주 모란디(1890~1964) 회고전이 예정돼 있다. 그는 50년 전 타계했다.
‘동시대 현대미술 수용’을 내건 서울관에서도 ‘영 아키텍트 프로그램’(7~10월)을 제외하면 ‘한국 모더니즘 건축’(9~12월), ‘바우하우스’(10월~2015년 1월) 등 회고적인 성격의 전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정준모씨는 “국립현대미술관이 백과사전식 전시를 지향하다보니 기획에 따라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분관 별로 특성이 없어졌다”며 “이슈가 있거나 공감대가 있는 전시가 아쉽다”라고 말했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평균 연령 높아진 국립현대미술관
임종업기자
- 수정 2014-04-07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