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해운대·강원도 영월·제주도…
사진전·판화전·테오 얀센전 등 다양
서울에선 짝 이룬 대형 전시 ‘주목’
박물관에선 고대 삶 추적하는 재미
5~6년 전만 해도 미술판은 긴 여름잠을 잤다. 7~8월은 대개 전시를 쉬고 작가들이 머리 식히는 비수기였다. 이젠 거꾸로다. 미술시장이 커지고 블록버스터 전시도 늘면서 여름은 미술이 대중과 만나는 안성맞춤 계절이 됐다. 상상력과 함께 떠나는 여름 미술 휴가를 길라잡이한다.
피서지 옆 미술관
해수욕장의 메카 부산 해운대는 화랑가가 몰린 미술타운이기도 하다. 이곳의 올여름 화두는 사진. 해운대 가나아트 부산(051-744-2020·위 사진)은 30일부터 8월20일까지 중견·소장 작가인 배병우, 백승우, 김인숙씨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는 사진축제를 차린다. 해운대 중동의 고은사진미술관은 8월8일까지 타이, 베트남 등 아시아 11개국 사진작가 26명이 참가하는 ‘한-아세안 현대사진전’(051-746-0055)을 여는 중이다. 특유의 역동성 깃든 동남아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제주도에서는 최근 개관한 제주도립미술관(064-710-4300)이 여러 전시를 마련했다. 9월30일까지 제주의 자연을 주제로 작업한 11개국 작가들의 국제전 ‘숨비소리’전과 ‘제주미술의 어제와 오늘’ ‘세계어린이환경미술제’ ‘바다를 닮은 화가 장리석’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비디오 거장 빌비올라와 움직이는 조각의 대가 테오 얀센 등의 작업이 나온다.
2010 동강국제사진제(033-370-2227)는 강원도 영월에서 23일 개막한다. 8월22일까지. ‘말없이 말하다’를 주제로 독일 현대사진 거장들의 주요 작품과 흐름을 볼 수 있는 국제사진전 ‘내 영혼의 휴식’ 등 각종 전시와 강연이 이어진다. 경주로 간다면, 명찰 은해사 부근인 경북 영천시 화산면 시안미술관(054-338-9392)도 좋다. 폐교를 개조한 미술관에서는 칼맛 가득한 전통 판화가 김억씨 개인전을 비롯한 3개 기획전을 선보이는 중이다. 전북 진안군 마이산 자락에 자리잡은 공동체박물관 정미소는 김지연 관장이 시골 구멍가게의 향수를 담은 사진전 ‘근대화 상회’(9월30일까지, www.jungmiso.net)를 차렸다.

실속 블록버스터
올해 블록버스터 전시들은 다 짝이 있다. 서울시립미술관(1577-8968)의 ‘신의 손, 로댕’전(8월22일까지· 왼쪽)은 만 레이 사진전과 함께 하며, 서울 예술의전당의 ‘영국 근대회화’전(9월26일까지, 02-325-1077)은 전당이 크라운 해태제과와 함께 기획한 과자 미술전 ‘네버랜드-미술과 놀이 전’(8월29일까지)과 나란히 열리고 있다. 서울 방이동 소마미술관의 팝아트 거장 키스 해링 전(9월5일까지)도 인근 한미사진미술관의 20세기초 사진 거장 워커 에번스 전과 연계해 볼 수 있다. 서울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의 ‘아트@디브러리’전(30일까지, 02-590-6258)은 시원한 경내에서 강애란,유비호, 이중근씨 등 소장 작가들의 색다른 미디어 영상 작업과 고 백남준의 설치 영상을 감상한다. 서울 창전동 근현대디자인박물관(070-7010-4346)에서는 국내 상표디자인의 100년을 되돌아보는 ‘한국브랜드 100년’전이 25일까지 열린다.
미스터리 코드
2008년 발굴된 경북 청도군 신당리 고대 고인돌 무덤의 주인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화두로 8월22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기획전 ‘전사의 무덤’(054-740-7602)이 열린다. 고인돌 안에서 발견된 화살촉과 돌칼 등의 흔적을 통해 전사였던 무덤 주인이 어떻게 숨졌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냈다. 국립부여박물관의 기획전 ‘백제 능산리사지 중흥을 꿈꾸다’(8월15일까지, 041-833-8562~3)는 최근 문익점 목화씨 전래 신화를 뒤집으며 화제를 모은 1400여년 전 백제의 면직물을 볼 수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