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가축 마릿수는 15억을 웃돈다. 이 가운데 중국
전세계 가축 마릿수는 15억을 웃돈다. 이 가운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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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선언, 간단히 말하면 ‘고기를 먹지않고 채소를 먹겠다’는 선언이다. 우리는 건강이나 다이어트가 그 이유일 거라 생각하기 쉽다. 실제 그런 이유에서 채식을 선언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채식주의(veganism)로 일컬어지는 ‘사상’이 자리한다. 더욱이 이는 최근 인구에 회자되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같은 맥락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SD)은 ‘미래 세대의 필요 충족 능력의 손상 없이,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것’(development which meets the needs of the present without compromising the ability of future generations to meet their own needs)으로 정의된다. 이는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가 1987년 발표한 보고서 <우리가 공유한 미래(Our Common Future)>가 내린 최초의 공식적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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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도 이같은 관점에서 해석된다. ‘지구의 식량자원은 유한한데, 고갈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아래에 제시하는 숫자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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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가축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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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육류생산·소비 증가 -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06년 한 보고서에서 지난 50년간 세계 육류생산이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육류 생산의 증가는, 당연히 육류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곧, 인류가 고기를 먹는 양이 반세기동안 4배 늘었다는 것이다.

2.인구증가 속도보다도 빨라 - 비슷한 기간(1955~2005) 유엔의 인구통계는 약 27.6억에서 약 64.6억으로 늘어, 약 2.3배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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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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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육동물 증가 - FAO 보고서에 나온 세계 사육동물의 마릿수는 인류 세계 인구의 3배를 넘는다. 가축은 15억 마리를 웃돈다. 늘어나는 육류 소비를 충당하려면, 인류가 키우는 혹은 키워야 할 동물 마릿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4.사료용 작물 소비 증가 - 사육동물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이들을 키우는 데 쓸 사료용 작물 소비의 증가를 의미한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2050년엔 사육동물들의 곡물 소비량이 인간 40억 명을 먹일 수 있는 양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하는 통계도 있다.

역사상 현 인류는 40억의 ‘인간’도 제대로 먹여본 적이 없다. 1975년께 전 세계 인구가 40억을 넘어섰지만, 항상 어딘가에는 배고픔에 허덕이는 인구가 있었다. 끔찍한 결론이지만, 한정된 곡물자원을 놓고 인간과 동물이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 되는 셈이다. 토지·물 등 곡물 재배에 쓰는 자원도 마찬가지다. 소 먹일 풀은 있어도 사람 먹일 풀은 없고, 논에 댈 물은 있어도 사람 마실 물은 없는 세상이다.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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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인 육식생활

우리는 고기를 꼭 먹어야 할까? 사람들은 단백질 섭취를 이유로 육식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단백질 뿐 아니라 대부분의 영양소는 채식 식단으로 대체 가능하다. 같은 무게의 시금치와 소고기에서 단백질 함유량은 시금치가 더 많다. 심지어 사과 하나에도 단백질이 2g 정도 포함된다는 사실!

더욱이 고기에 포함된, 즉 동물들이 체내에 ‘비축’한 단백질도 결국은 식물에서 온 것이다. 하지만 동물들은 영양소를 섭취하면, 대부분을 스스로의 활동에 사용한다. 살집이나 젖, 알 등으로 내놓는 양은 극히 일부다. 따라서 동물들을 거치지 않고 식물을, 즉 채소를 직접 먹는 채식은 경제적인 영양소 섭취 방법이다.

풀만 뜯어서는 맛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채식은 사상이며, 생활의 방식이다. 지금껏 길들여진 육식의 입맛을 버리고 채식에 나서기가 쉬울 수는 없다. 신념을 가지고 서서히 나의 체질을 길들이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동반하는 게 사실이다.

채식이 주는 보너스

1.사료용 작물 경작과 방목을 위한 무분별한 농토개간 방지. 이는 삼림·토지 황폐화를 둔화시킬 수 있고, 인류의 육상 생태계 파괴를 막을 수 있다.

2.축산·농업용수 사용을 줄여 세계적인 물부족 및 수질오염에 대응. 식탁에서 고기를 먹게 되기까지 필요한 물의 양은, 채소를 먹게 되기까지 필요한 물의 양에 5분의1 밖에 되지 않는다. 축산·농업은 수질오염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채식은 수중 생태계 파괴를 막을 수도 있다.

3.지구온난화 방지와 지구 보호. 육식을 가능케 하는 대규모 공장형 농장과 목장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운영된다. 공장, 차량, 농기구… 모든 게 환경오염이며 온실가스의 주범들이다.

4.도살장의 악몽으로부터 해방. 소는 망치로 때려 잡고, 돼지는 전기총으로 쏴서 잡고, 개는 몽둥이로 때려 잡고, 닭은 목을 비틀어 잡고… 진화의 정도가 앞선 고등생물일수록 고통을 느끼는 감각은 발달한다. 그래도 고등동물보단 하등동물 (소고기보다는 물고기) 하등동물보단 식물로 식단을 옮겨간다면, 지구상의 고통을 줄이려는 박애주의적 시도가 될 수도 있다.

5.좀 거창한가? 너무 나갔나? 그럼 현실적으로... 건강과 다이어트! 말할 것도 없다.

채식에 나서야 할까

11월1일 세계채식주의자의 날(월드비건데이)를 맞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채식에 나서는 것이 옳을까. 한겨레경제연구소 운영 ‘지속가능경영학교’도 때맞춰 불을 지폈다.

옆에서 아무개 기자의 말,

“한때 고려해본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기자는 사람 만나고 다니는 직업이라 어렵더라고.”

또 다른 아무개 기자가 덧붙이길,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육식을 하게 된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 어쩌고저쩌고… 고기가 입맛이 맞는다는 게 다름 아닌 진화의 과정이 어쩌고저쩌고…”

주변의 ‘안티’들 속에서 나의 고민은 깊어져 간다. 오늘 뭘 먹어야 할까…

관련기사 : ‘고기’ 참아 보시라 오늘 하루만이라도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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