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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온 암석/ 마운틴고릴라/ 뼈탐정
자연의 기계/ 세상을 바꾸는 힘/ 사람을 연구하는 사람
로렌 진 호핑 등 지음, 한국여성과총 교육홍보출판위원회 옮김/해나무·각 권 1만2000원

퀴리 부인은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파리 과학아카데미에서 회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로잘린드 프랭클린은 디엔에이(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하는 데 결정적 공을 세우고도 노벨상 수상은 왓슨과 크릭에게만 돌아갔다. 과학의 역사는 좀처럼 여성 과학자들에게 곁을 내어주길 꺼렸지만, 많은 여성 과학자들은 그래서 ‘곁눈질’ 대신 연구 한길만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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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여성과총)에서 펴내는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는 분야별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여성 과학자들의 삶과 연구를 다루고 있다. 이번에 물리학자, 행성지질학자, 생체역학자 등을 주인공 삼은 6권의 책이 한꺼번에 세상에 나왔다.

어려서부터 ‘천재’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수재였던 흑인 물리학자 셜리 앤 잭슨(<세상을 바꾸는 힘>)이 합격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그를 기다린 건 모욕적인 인종차별이었다. 막 흑인의 대학 입학이 허가된 1960년대 아무도 그의 옆자리에 앉지 않았고, 스터디 그룹에 끼워주기는커녕 인사라도 할라치면 동료 여학생조차 “꺼져!”라며 무시했으며, 물리학을 배우고 있는 그에게 “장사나 배우라”는 교수도 있었다. 그는 한편으로 공부로 승부를 보며 한편으론 흑인학생연합을 만들어 학생운동에 나섰다. 결국 매사추세츠공대를 졸업한 최초의 흑인 여성이 된 그는 이론물리학에 상상력을 불어넣으며 학계에서 인정받은 데 이어 런셀러 폴리테크닉 대학교 총장에 임명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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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생물학자 에이미 베더(<마운틴고릴라>)는 80만명이 살해된 대학살을 겪는 등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르완다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마운틴고릴라 연구에 30년 넘는 세월을 바쳤다. 동료 연구자가 피살을 당하고, 미국인의 목숨에는 현상금 1000달러가 나붙었고, 남편은 고릴라의 공격으로 죽을 뻔하고, 아들도 침팬지에 물려 큰 상처를 입었지만, 그의 연구 의지를 흔들진 못했다. 고릴라를 보호하기 위해 밀렵꾼들과 싸우며, 다쳐서 숨이 넘어가는 고릴라를 치료하며, 무리의 습성과 이동, 생존방식을 꼼꼼히 관찰한 연구는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그토록 원하던 마운틴고릴라와 그들의 서식지를 지켜낼 수 있었다.

법의인류학자 다이앤 프랜스(<뼈 탐정>)는 고등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한 수재였지만 대학에선 파티에 빠져 퇴학을 당한다. 학장에게 겨우 애원해 다시 등교를 허락받은 그를 파티의 유혹에서 구원한 건 인류학. 뼛조각들을 맞추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공부에 빠진 그는 당시로선 생소하던, 증거로서 뼈를 분석하는 법의인류학자의 길을 택한다. 뼈 분석을 통해 사망한 사람의 나이, 키, 성별, 사망 지점, 원인을 찾아내는 ‘뼈 탐정’이 된 그는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 사건, 이집트 항공 추락사건, 9·11 테러 등의 현장을 누비며 죽은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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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책들은 평범하거나 남달랐던 가족사뿐 아니라 사랑과 결혼 등 내밀한 사생활까지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치열하고도 인간미 넘치는 스토리를 완성한다.

김아리 자유기고자 ari93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