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자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수학
모리스 클라인 지음, 노태복 옮김/승산·3만6000원
책 제목(Mathematics for the Nonmathmatician)부터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이 책 제1장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수학을 배우는 데 어떤 특별한 재능이나 마음의 자질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확신할 수 있다. (…) 마치 예술을 감상하는데 ‘예술적 마음’이 필요하지 않듯이.”
수학을 거의 입시전쟁의 도구로만 경험한 세대들에게는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말이다. 게다가 이런 추천사까지 붙어 있다면. “매우 읽기 쉬우며, 고등학교에서 마주쳤을 수학 내용을 훤히 이해하게 해준다. 읽기가 꽤 즐겁다.” 대체로 추천사를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지만, 뉴욕대 쿠랑 수리과학연구소에서 1975년까지 수십년간 학생들을 가르쳤고 다양한 수학 관련 책들을 남긴 모리스 클라인(1908~1992)의 이 책은 분명 잘 읽힌다. 주로 대학 교양학부 학생들을 가르친 오랜 이력을 지닌 이답게 클라인 교수는 흥미를 유발하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대단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는 교양학부 학생들에게 수학이 와 닿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수학이라는 과목도 문화적인 맥락에서 소개하면 이들에게 매우 의미심장한 과목이 된다.”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까지 그 문화적·역사적 맥락 위에서 수학을 얘기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클라인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려는 수학 탐구가 인류의 지식과 세계관의 혁명에 기여한 점을 강조하지만, 삶의 조건을 바꾼 실용적인 측면 또한 수학 탐구의 주요 목적임을 분명히 한다.
클라인 교수는 1957년 당시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린 뒤 충격에 휩싸였던 미국 사회가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1960년대에 도입한 ‘새로운 수학교육’(New Math) 운동의 주역이었다. 당시 미국은 소련의 과학기술을 추월하기 위해 그 토대가 되는 수학교육에 젊은이들을 끌어들여야 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마냥 쉬운 건 아니다. 방정식 등 수식들을 동원한 설명을 절제하고 있지만 수학적 용어와 개념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그것도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문화·역사적 맥락을 지닌 인문학적 담론으로서의 수학 얘기들은 수학 문외한들도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각 장마다 말미에 지적 흥미를 유발하는 ‘연습문제’들과 권장도서 목록이 붙어 있는 것도 특이하다. 예컨대 이런 연습문제. “늑대 한 마리, 염소 한 마리 그리고 양배추 한 통을 배에 싣고 강을 건너야 하는데, 배에는 한 번에 뱃사공 외에 이 셋 중 하나만 실을 수 있다. 늑대가 염소를 잡아먹지 않고 염소가 양배추를 먹지 않도록 하려면 뱃사공은 어떻게 해야 할까?”
충돌 순간의 자동차 평균속력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해 미적분의 기본인 ‘증분의 방법’을 알아가는 과정(16장 미분)에서도 수식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친절하게 이끈다.
유클리드 기하학을 설명하는 제6장의 ‘일상에 활용하기’ 항목에선 100피트 길이의 울타리가 주어질 경우 그 길이로 어떤 모양의 울타리를 쳐야 가장 넓은 땅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간단한 수치로 보여주면서 수식을 만들어 추상화하고 그것이 옳음을 증명한다. 100피트의 길이로 1×49(가로×세로)피트의 직사각형을 만들 경우 넓이는 49평방피트, 5×45일 경우엔 225, 10×40은 400, 15×35는 525, 20×30은 600, 25×25는 625다. 따라서 가로·세로변이 같은 정사각형에 가까울수록 넓이가 커진다. 사각형보다는 오각형, 그것보다는 팔각형 쪽이 더 넓다. 즉 한 변의 길이가 같은 정다각형의 변의 길이가 짧은 다각형일수록 넓이가 커진다. 그것을 연장하면 일정한 길이의 울타리로 에워쌀 수 있는 땅은 원의 형태일 경우 가장 넓다. 이는 구(공)의 경우도 마찬가지. 구인 지구의 둘레도 그런 식으로 유클리드 기하학을 적용해 간단하게 풀어낸 이가 에라토스테네스다. 이는 다시 빛의 반사각에 대한 정리와 증명으로 나아간다.
<수학:문화적 접근법>(Mathematics, A Cultural Approach, Addison-Wesley, 1962)의 개정판이자 축약본. 그럼에도 900쪽이나 된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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