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한국 사회에 ‘미친 전세’라는 괴물이 날뛰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의 평균 전셋값이 2억원을 훌쩍 넘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미 한달 전에 4억원 선을 지나쳤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 앞에 정부는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가난한 세입자들은 더욱 죽을 맛이다. 물론 주거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와 사회 엘리트들은 “주거 문제는 국가가 많은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한 해결할 수 없다”고 변명한다. 과연 그럴까?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사학과)는 <주거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에서 산업혁명 시대에 혹독한 주거 문제를 겪었던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붉은 빈 프로젝트’라는 공공주택 건설사업과 ‘세입자의 권리보호’에 바탕을 둔 강력한 주택법으로 위기를 해결해나간 과정을 보여준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은 심각한 주택 부족과 열악한 주거환경 탓에 ‘폐결핵의 도시’로 불렸다. 전쟁이 끝나고 이듬해 첫 선거에서 빈 지자체정부를 장악한 오스트리아 사회주의노동당은 강력한 ‘세입자보호법’과 ‘주택건설세’ 징수를 통한 공공주택 건설을 추진했다. 1920년부터 13년 동안 대규모 부지에 공공주택 5만8667채와 공동연립주택 5257채를 지어 22만명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지자체 정부가 주거제도에 개입했다면, 독일은 국가가 ‘세입자 권리보호’에 적극 나선 경우다. 마침내 1918년 제국 의회가 ‘주택법’ 최종안을 통과시켜 주택건설이 ‘국가의 의무’가 되었다.
지은이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주거는 ‘국가의 의무’이자 ‘시민의 권리’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가와 시민의 실천을 촉구한다. 책 말미에 독일의 ‘68혁명’ 세대들이 가족 단위의 주거 형태에서 벗어나 대안모델로 추구했던 코뮌과 주거공동체의 실험, 그 정신을 이어가는 ‘함(Hamm)의 코뮌’, 베를린의 ‘쿠비츠(KUBIZ) 코뮌’, ‘세입자 공동체’ 탐방기, 유럽의 ‘주택점거운동’ 소개가 흥미롭다.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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