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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몫을 최대한 많게, 직원 몫은 최대한 적게. 부의 창출에 별로 기여하지도 않는 주주들이 부에 대한 권리를 독점한다. 주식회사는 공동체가 아니라 봉건 영지 같은 개인 재산이기에, 재산가 마음대로 사고팔 수 있다. 재산가 계급만이 투표권을 갖는다. 자유는 주주만 향유하며, 직원과 지역공동체의 자유는 제한한다. 주주는 봉건영주 같은 주권자다. 마조리 켈리의 <주식회사 이데올로기>가 정리한 현대 주식회사·주주자본주의의 ‘경제귀족주의 6가지 원칙’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돈 100달러 중 1달러만이 기업에 돌아갔다. 곧, ‘투자’된 100달러 중 99달러가 ‘투기’적이었고 주주들 개인 호주머니를 불렸다는 얘기다. 그리하여 1983~1998년 거래 가능한 자산 총수익 중 절반 이상이 최상위 1%의 부유층에게 돌아갔단다.

직원을 기업의 일부로 보지 않고, 직원의 소득 증가가 오히려 기업의 손실로 처리되는, 주주이익 극대화가 목적인 주식회사의 이념이 주주자본주의다. 책은 이를 당연시하는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라고 촉구한다. 대안으로 제시한 ‘경제민주주의 6가지 원칙’은 동등한 권리와 부의 분배, 공공선과 민주적 통치, 사람 우선을 주창하는데, 그 백미는 이렇다. “시민에게 정부를 바꾸거나 폐지할 권리가 있듯, 주식회사를 바꾸거나 폐지할 권리도 시민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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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자본의 권리는 하늘이 내렸나?>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됐다가 절판된 책을 다시 번역해서 내놨다.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를 쓴 철학자 김상봉 전남대 교수가 추천한,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 우리 사회가 곱씹어볼 만한 책이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