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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지음·홍선영 옮김/갤리온·1만4000원이 책은 원산지인 영국보다 한국에서 더 잘나가는 책이다. 지난 3월28일 출간돼 한 달 만에 2만부를 넘어섰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물건들의 생산지를 추적해 들어가 ‘재주는 곰이 넘고 되놈이 돈을 버는’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예컨대 지은이는 고급요리인 바닷가재의 출처를 찾아서 니카라과에 간다. 그곳에서 낡은 산소통에 의지해 하루 열 차례 30~40m를 잠수하는 젊은이들을 본다. 이들은 ‘감압정지’ 자체를 알지 못해 잠수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거리에는 목발이나 휠체어에 의지하는 젊은이들이 구걸로 얻은 돈으로 맥주를 마셨다. 미국의 랍스터 체인식당의 메뉴판에는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해양 보존에 힘쓰고 있으니 고객님 앞에 놓인 음식은 맛도 좋을뿐더러 기분까지 좋게 해준다는 문구가 실려 있다. 지은이의 발길은 농민공을 착취하는 중국의 폭스콘, 모든 산이 고무나무 천지이지만 여전히 가난한 라오스, 휴대폰이 많이 팔릴수록 더 불행해지는 콩고 사람들, 양귀비를 기를 수밖에 없는 아프가니스탄 등으로 옮겨간다. 자신의 나라 영국에서는 ‘공정무역’ 로고 장사를 하는 사회단체, 로고가 찍힌 커피 음료를 소비하면서 자위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에 시선이 간다.
무거운 책인데도 반응이 좋은 까닭은 무엇인가.
출판사 쪽은 전작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의 후광 효과를 꼽는다. 독자 가운데에는 전작을 읽었거나 내용을 알고 있는 독자가 상당수라고 한다. 지난해 3월에 나와 9만8000부가 팔린 이 책은 지은이가 집을 팔아 만든 2만5000파운드(한국돈 5000만원)를 씨돈 삼아, 15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11개 상품을 사고팔아 5만파운드로 불려 돌아온다는 모험담이다.
억대 연봉을 받으며 애널리스트, 트레이더로 일했던 지은이는 모니터 앞에서의 숫자놀음에 회의를 느껴 전세계 시장을 돌며 몸으로 경제학을 경험해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과 닳고닳은 상인 틈에서 거듭된 실패 끝에 그는 재산을 두 배로 불리는 동시에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돈 버는 진리를 알게 된다. 곧, 내가 하는 일을 잘 알아야 하며, 자신감을 가져야 하고, 절대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는 동화 같은 내용이다.
출판사 쪽은 지은이가 몸으로 보여주는 교역의 실체보다는, 고생스럽기는 해도 여행을 하면서 돈도 번다는 발상과 이를 실천에 옮긴 의지가 일상을 탈출하고 싶어하는 독자들의 ‘로망’을 충족시킨 것 같다고 밝혔다. 경제경영으로 분류되지만 여행코드로도 읽힌다는 얘기다. <80가지 교역 속의 세계일주>라는 원서의 제목을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로 바꾼 것도 그런 노림수였다고 출판사는 털어놨다.
두 번째 책은 첫 책보다 주제가 무겁고 내용도 만만찮다. 하지만 여행담을 깔고 있어 전작을 읽은 독자들한테는 어렵지 않게 읽힐 법하다. <불공정무역>이란 원제목 대신 첫 번역서 제목의 조어법을 따라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로 지은 것이나 전작에 이어 원저에 없는 삽화를 넣은 것은 주제의 무거움을 상쇄하는 데 한몫을 했다.
출판사 쪽은 경제경영서는 남성 대 여성 독자 비율이 7 대 3인데, 이 책은 여성 독자가 절반을 넘는다고 귀띔했다. 두 책 모두 잘생긴 지은이의 사진을 표지로 삼은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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