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로 오인당하여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5년 간 지옥 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터키계 독일 청년 무라트 쿠르나츠가 쓴 논픽션 소설 '내 인생의 5년'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고 있는 인권 유린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2001년 10월 19살이 된 쿠르나츠는 파키스탄으로 2개월 간 여행을 떠났다. 막 가정을 꾸린 독실한 이슬람교도였던 그는 코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자상한 남편으로 살아가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독일로 귀국하기 직전 공항에서 테러리스트로 오인당하여 보안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다시 미군에 인계돼 아프가니스탄 미군기지로 끌려갔고 급기야 악명 높은 관타나모 수용소로 이송돼 5년 간 지옥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수용소에서의 생활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몸 한번 제대로 뉠 수 없는 좁은 철조망 독방에 갇혔으며 완두콩이 곁들여진 빵 한 조각으로 연명해야했다. 미군은 수시로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가하며 '테러' 자백을 강요했다.
작가는 특히 야채상, 택시기사, 나이 어린 소년 등 영문도 모른 채 테러 혐의를 받고 수용소로 끌려온 무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테러와의 전쟁'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인간적인 행위들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쿠르나츠는 결국 어머니의 끈질긴 법정 투쟁으로 1천600일 이상의 수감 생활 끝에 2006년 8월 자유의 몸이 돼 브레멘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미군이 자신의 무죄를 알고도 고문과 자백을 강요했으며, 독일 정부는 그가 독일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쩌면 관타나모가 나를 변화시켰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인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짓을 할 수 있는지,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고 있다. 나는 많은 것들을 새롭게 평가할 줄 안다. 자고 먹어도 되는 것과 자유롭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본문 320쪽)
홍성광 옮김. 작가정신. 360쪽. 1만원.
(서울=연합뉴스)
[새책] ‘테러와의 전쟁’ 에 가려진 인권
- 수정 2019-10-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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