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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읽기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10여년 전부터 감성지능(EQ)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감정은 다 받아주고 행동은 잘 고쳐주라”는 육아법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베스트셀러가 된 〈부모와 아이 사이〉(양철북)의 뼈대를 이루는 내용이다. 지난 4월 나온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은 〈부모와…〉의 지은이 하임 기너트의 기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이 육아법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책의 지은이 존 가트맨 박사(심리학)는 119곳의 가정을 대상으로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부모와 자녀가 서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그리고 당시 다섯 살이던 아이들이 청소년이 될 때까지의 과정을 추적했다. 이를 토대로 감성지능이 출중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으로 내놓은 육아법이 ‘감정코치 5단계’다. 지은이는 이 방법이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뒤죽박죽된 전략을 제시하는 다른 양육 이론들과 달리 아이의 발달과 함께 부모와 아이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틀을 제공한다”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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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코치 5단계’는 지난해 8월 말 문화방송에서 방영한 같은 이름의 특별다큐멘터리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에 먼저 소개됐다. 방송을 본 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쳤는데, 가트맨 박사의 1997년작인 이 책은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판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인터넷 게시판에 2003년 이미 나와 있던 〈부모와 아이 사이〉를 추천했고, 출간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이 책은 방송 이후 15만부 가까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내 아이를…〉은 프로그램에 대한 부모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등에 업고 기획됐다. 책의 띠지에도 프로그램의 원작이 된 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디브이디를 함께 포장해 시청각적인 측면을 보완했다. 지난 4월 초 나온 이 책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지금까지 5만부 가량 팔렸다. 같은 시기에 비슷한 개념의 양육서들이 함께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이 특별히 주목받을 수 있었던 건 프로그램의 인기 덕이 컸다.

탄탄한 공감대를 형성한 육아법을 토대로 실용서 매뉴얼처럼 구체적으로 양육법을 제시하는 게 이 책의 특징이자 힘이다. ‘감정코치’는 아이들의 감정이 격해졌을 때 부모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공감하고 경청한 뒤 아이가 자신의 감정에 직접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돕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끌면서 행동의 한계를 정해주는 것이다. 보통 부모들은 아이가 슬퍼하거나 분노하면 당황하고, “쪼그만 게 귀엽네”라며 무시하거나 “그러면 못써!” 하고 억압하지만 감정코치를 잘하는 부모들은 그 순간을 아이와 친밀감을 조성하고 교육하는 좋은 기회로 삼는다. 책은 ‘감정코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간단명료하게 설명한 뒤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파고든다. 지은이의 실험에서 얻은 풍부한 사례들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존 가트맨 지음·남은영 공저 및 감수/한국경제신문·1만2000원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