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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삶 80년을 따라가서 만나는 것들

등록 :2021-04-15 04:51수정 :2021-04-15 04:54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30년동안 불교계 미디어에서 불교전문기자로 활동한 이학종 작가가 붓다에 대한 방대한 저서를 출간했다. 무려 900여쪽 분량의 <붓다 연대기>(불광출판사 펴냄)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산승의 향기>, <선을 찾아서>,<돌에 새긴 희망>,<인도에 가면 누구나 붇사다 된다>는 등을 쓰기도 했던 저자는 특유의 언론인 감각을 살려, 지금까지 나온 수많은 붓다 전기와는 다른 시도를 한다.

붓다를 길러준 양어머니와 붓다의 부인 야소다라, 붓다의 아들 라훌라 등 붓다의 주변인물들에 대해 궁금할법한 내용들을 독자들의 시선에서 출발한 것부터가 다르다.

<붓다연대기>는 붓다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뜬 어머니를 대신해 양어머니가 되어 양육해주었으며, 여인의 출가를 관철시키고, 최초의 비구니가 된 고따미가 열반에 들고, 같은 해 열반한 아들 붓다의 라훌라와 붓다의 아내 야소다라를 역사를 따라가는 서술 방식을 취한다.

대부분의 붓다 전기들은 고타마 싯다르타의 탄생에서 열반까지 주변에서 일어난 80년간의 일을 모두 기술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통상 3백~4백여쪽 분량의 책에 전기를 담으려 압축하다보니, ‘맥락’이 많이 생략된 채 독자들과 만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던 사건은 물론 생략되었던 ‘맥락’을 상당 부분 복원할 수 있었다.

특히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대목이, 그동안 붓다의 생애나 전기에서 애써 외면되어왔던 여성 출가자들에 대한 상세한 서술이다. 전체 여덟 개 장 중 아예 한 개의 장은 여성 수행자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으며 다른 장에서도 여성 수행자들의 수행과 깨달음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붓다의 속가 양모 고따미나 당시 유명했던 기녀 암바빨리 등은 물론 빔비사라 왕의 왕비 케마, 설법에 뛰어났던 담마딘나처럼 위대한 출가해 비구니가 되었던 인물에서부터 위사카 같은 위대한 여성 재가자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은 초기불교 경전이 니까야에 근거했으며 후대에 나온 주석서 등을 참고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경전을 그대로 옮겨놓기보다는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전을 내용을 풀어 엮어 가독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주었다고 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성은 ‘사건’만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붓다의 전기를 읽으며 대부분 헛헛한 느낌을 지우지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싯다르타는 무엇을 얻으려고 했으며 어떻게 얻으려고 했는가, 그리고 붓다는 무엇을 얻었으며 어떤 경지에 머물렀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붓다가 출가 후 알라라 칼라마, 웃다까 라마뿟다 같은 스승 아래서 수행하며 다다랐던 경지인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은 물론 고행을 하면서 얻게 된 체험의 경지 등에 대해 자세히 밝혀놓았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또 고행을 하며 결국은 그 고행을 버려야 했던 과정 그리고 마침내 해탈에 이르기 위해 그가 주목하고 깨달았던 내용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혀놓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붓다 전기가 ‘누구를 만났고’, ‘그런 사건이 있었다.’에 그치거나 단어 하나로 설명해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고 설명하는 것과는 달리 싯다르타와 붓다가 얻게 된 체험의 경지를 하나의 단어로 설명한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가능한 한 낱낱이 밝혀놓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나아가 붓다를 따라 함께 수행했던 많은 제자들의 수행과 체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붓다의 생애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었는지를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

수행에 대한 이런 세세한 설명이 가능했던 것은 저자가 스스로 모든 생업을 내려놓고 남방으로 출가를 해 초기불교 수행법인 위파사나 수행을 경험한데서 가능했다고 한다.

저자는 불교계 미디어에서 정년 퇴직한 뒤인 지난 2017년부터 충남 당진으로 귀촌해 농사와 글쓰기, 그리고 초기불교 수행인 사념처 수행을 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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