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3년이 촉박한 것은 대회 준비만이 아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강원도로서는 사후대책을 마련하는 것 역시 시급하다. 원주~강릉 간 고속철도 같은 교통망을 비롯해 강원도는 총사업비 9조원이 넘는 사회간접자본(SOC)을 유치하는 등 해묵은 숙원 과제를 푸는 실익을 얻었다. 반면 경제성이 떨어지는 경기장 시설과 경기장 진입도로 등을 떠안는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시설과 인프라에 과잉 투자가 이뤄지게 되면 이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진다며 지금부터 과감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빙상장 4곳·개폐회식장 등올림픽 뒤엔 ‘돈먹는 하마’“시설 신축 최소화해야”4개 종목 분산땐 유지비 120억 절감도 재정부담 완화에 도움

강원도의 재정 상황은 점점 악화돼왔다. 행정자치부 통계를 보면 2007년 7355억원이었던 강원도 부채는 2013년 9382억원까지 증가했고, 강원도와 시·군, 공기업(공사·공단)을 통합한 공공부채는 3조6385억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강원도 지역 공기업은 부채 비율(자본 대비 부채)이 412.07%로 전국 최고(2위 울산·285.28%)다. 게다가 강원도 재정자립도는 22.2%(2014년 기준·통계청)로 전남(17.4%)에 이어 뒤에서 두번째다. 그러나 강원도의 중기지방재정계획을 보면 올림픽 준비 등을 위해 2015년 2500억원의 지방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9300억원의 지방채를 신규 발행할 계획이어서 강원도의 부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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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올림픽 뒤 남겨질 시설물들은 강원도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부담은 경기장 시설이다. 강원도 지역에 남겨질 빙상장 4곳과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 슬라이딩센터, 그리고 개·폐회식장 등 올림픽 시설로 인해 매해 164억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도는 연간 20억원이 들어가는 경남FC를 재정 문제로 해체까지 고려한 바 있다. 강원도의 경기장 유지 비용은 경남FC 같은 시민구단 8곳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다.

알펜시아 리조트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행정자치부 통계를 보면 알펜시아를 운영하는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는 2007년 5333억원에서 2013년 말 1조2487억원으로 치솟았다. 한때 1년 이자만 500억원이 넘자 강원도는 혈세를 쏟아부어 부채 규모를 줄이기에 이르렀다. 강원도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강원도개발공사 부채 상환에만 450억원의 재정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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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도로망 역시 부담으로 바뀔 수 있다. 새롭게 건설되는 28개 도로망 중 절반 이상인 15개 도로가 건설비용은 국비로 충당한다 하더라도 지자체가 관리를 하도록 돼 있는 지방도나 군도, 혹은 내부도로망이다. 이 도로들은 올림픽 기간 일시적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신설된 도로이기 때문에 편익에 비해 비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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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스포츠 행사를 유치했던 앞선 사례들을 보면 준비 단계에서 시설에 대한 과잉 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출구전략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조건’이란 보고서를 보면 1998년 올림픽 이후 막대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일본 나가노 사례를 언급하면서 “경기장 시설을 신축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사회간접자본 또한 무리하게 투자하였다”며 “개최 이후 활용도가 불확실한 고정 시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건설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치른 인천시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아시안게임 개최 비용 2조376억원의 대부분이 경기장 등 시설에 투자된 결과 고정 비용이 늘어나 해마다 수백억원의 유지 비용 지출이 예상되고 있다. 인천시는 경기장 시설에 대해 기업 투자를 유치하거나 국가 지원을 받으려고 노력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우지원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축 시설의 운영 수익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운영 상황과 관계없이 고정 지출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는 결국 지방재정의 부담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회 시설에 대한 투자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원도의 경우 일부 경기장의 분산 개최가 효과적인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 <한겨레>가 9일 제시한 분산개최안에 따라 4개 경기장을 서울과 무주로 옮길 경우 120억원의 유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존 안의 경우 강릉시에 4개 빙상장이 집중되는 것과 달리 2개만 남게 돼 시설집중도가 높아져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도 높아 운영 적자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 향후 지방재정에 부담이 될 경기장 진입도로망과 신규 주택 건설 역시 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비재정적인 대안 역시 중요하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강원도민이 부담을 져야 할 1차적 당사자지만 도민들에게 재정지출 정보가 잘 공개돼 있지 않다. 앞선 사례들을 봐도 늘 대회가 끝나고 결산을 해봐야 적자 규모가 나와 주민들은 최후통첩을 받듯이 공공부채를 짊어지게 된다”며 “재정지출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들과 공감대를 만들고 대책을 모색해야 향후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