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19일 경기 과천시 주암동 서울경마공원에서 딸 정유라씨의 경기를 보고 있는 최순실씨(오른쪽)와 정윤회씨.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13년 7월19일 경기 과천시 주암동 서울경마공원에서 딸 정유라씨의 경기를 보고 있는 최순실씨(오른쪽)와 정윤회씨.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Q. 선무당님, 최순실이라고 들어보셨어요? 매일같이 신문에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로 나오는 건 물론이고, 툭하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시는 그분 말이에요. 예능 프로그램 나온 연예인들은 실검 한번 오르려고 방송에서 오만 짓을 다 해도 잘 안 되는데, 그분은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하긴 뭐, 대통령 절친이니 그 정도는 일도 아닐 것 같기도 하지만요.
그나저나 이분 대체 올해 운세가 어떻길래 이렇게 구설에 오르는 건가요? 지금껏 베일 뒤에서 돈, 권력 다 누리며 사신 분 같은데 어쩌다 하나밖에 없는 늦둥이 딸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생활’이 다 까발려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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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메야?”라는 유행어를 남긴, 사극계의 최악 막장 드라마 <여인천하>를 방불케 하는 작금의 사태에 경악하는 건 나님뿐만이 아닐 거다. 대명천지에, 상식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한 건가? 늦둥이 외동딸 대학 보내겠다고 130년 전통 사학을 망가뜨리고, 그 딸 승마 유학을 지원하려고 기업에서 돈 뜯어내고, 그 돈 뜯어내는 데 청와대가 빤쓰 벗고 나서고….

뒤집어 생각해보면, 평범한 사람의 상식이나 상상력으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절친이 막강하고, 그 자신도 ‘창조’적인 분이라 가능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니 ‘좌빨’ 신문 등에서 연일 들쑤셔대는 이 상황을 그분은 “대체 올해 재수에 무슨 옴이 붙었길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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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님도 그런 절친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접어두고, 최순실씨의 올해 운세가 어떤지 하늘에 물었다. 나온 괘는 ‘풍천소축’. 변하는 효가 세 번째 효(구삼) 하나라 무시해도 된다. 바람 풍(風), 하늘 천(天), 작을 소(小), 쌓을 축(畜). 하늘 위로 바람이 부는 모양의 괘이며, 구름은 빽빽이 들어찼지만 비는 아직 오지 않는 답답한 상황을 가리킨다. 비가 올 조건이 다 갖춰졌는데도 오지 않는다는 건 그 사람이 쌓은 덕이 모자란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은인자중하며 학문과 인덕을 가꿔야 때가 온다는 게 이 괘의 전체적인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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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사들을 종합해보면 더 기가 막힌다. 일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재물이나 물건을 잃는 등 나쁜 일을 당할 수 있다. 또한 누군가와 다투거나 속한 단체의 내부 갈등이 심해진다. 하지만 지인 등 인간관계의 도움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주역점을 치다 보면 놀랄 때가 있다. 이번도 꼭 그렇다. ‘날치기’(이 단어의 뜻은 남의 물건을 잽싸게 채어 달아나기와 안건 등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기의 두 가지다)로 일을 밀어붙이다 꼬리가 잡혔고, 내부자의 제보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든든한 빽은 40년 ‘우정’을 자랑하는 절친. 모르쇠와 프레임 바꾸기로 일관하는 친구 덕에 최씨는 금세 잊힐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대부분의 ‘측근비리’ 주인공과 ‘비선실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런데_최순실은

사당동 선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