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은 서른아홉의 포클레인 중장비 기사다. 사타구니에 거뭇이 무성하게 자랄 만큼 연식이 찼는데도 이성을 만날 기회조차 거의 없었던 탱은 요즈음 뒤늦은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밤마다 키스방에 드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자신의 포클레인 범퍼 와이퍼에 낀 전단지 한 장이 화근이었다. 탱의 포클레인 삽날은 점점 무뎌지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그가 어디서 무슨 짓을 하고 오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양쪽 볼이 날이 갈수록 눈에 뜨이게 푹 파여간다는 것 정도. 탱은 두 평도 안 되는 밀폐된 공간에 앉아 자신이 선택한 여성과 시시껄렁한 대화를 나누며 키스를 하는 이 쫄깃함을 정말이지 무탈이 나도록 즐기고 있다. 실제로 키스를 돈 주고 나눈다는 사실이 조금 쪽팔리긴 해도 다른 혀를 만나면 마음이 금방 편해졌다. 뭐 지금은 거의 중독되다시피 해서 단속이 있다고 하더라도 틈새를 찾을 호기까지 품고 있으니, 키스가 중독성이 강하긴 한가 보다.
사실 탱은 이곳 키스방에서 처음 키스를 해봤다. 물론 스킬을 무안 없이(?) 익혀간 곳도 이곳이다. 진짜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면 날렵하게 흘러가는 자신의 혀를 뽐내보고 싶다는 희망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근무를 마치면 탱은 키스방으로 달려가 시간당 7만원짜리 키스를 시작한다. 소프트한 버드 키스부터, 햄버거 키스, 크로스 키스, 레드크로스 키스에서 점점 하드한 에어 키스, 딥 키스, 캔디 키스, 인사이드 액트롤 키스, 프렌치 키스, 폰 키스까지. 중장비 기술을 처음 익힐 때처럼 묵직한 혀를 자유롭게 들어 올렸다가 여기저기 내리치고 휘두르고 있다. 야동에서 자주 보았던 슬라이딩 키스까지 시도해 보았다. 슬라이딩 키스는 상대의 혀를 보드를 타듯 입천장에 대고 속도를 달리는 고급기술이다. 자신에게도 이런 민첩성이 있을 줄 몰랐다는 듯이, 탱은 날마다 혀가 쫄깃쫄깃해졌다. 물론 교육받은 여종업원은 수위를 넘어서면 진정시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얼른 정신 차린다.
상체 스킨십은 허용하지만 다리 터치의 수위는 항상 엄격하게 준수한다. 탱의 아랫도리 중장비가 묵직하게 동력이 생기면 지풀(알아서 사정하도록 가만히 두는)을 권한다. 탱은 혀가 뽑힐 듯이 키스를 하고 돌아와 방에서 펑펑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드디어 내일이면 키스의 본좌, 침이 가득 고인 채 깨무는 키스인 ‘워터 키스’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탱은 혀가 하나도 남아나지 않더라도 끝내 그 사각지대까지 가볼 마음이다. 하지만 30분짜리 자투리 키스를 하러 오는 청소년 덕에 키스방이 유해업소로 취급받기 시작해 단속을 피해 출입해야 하는 곤란을 겪고 있다. 탱은 잠든 홀어머니 옆에 누워 자신에게 남은 돈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보았다. 사이트를 통해 가맹점(체인)을 모집한다는 정보를 본 것이다. 써보지도 못해 처분해버린 바지 속 중장비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차려볼까 생각이 든 것이다. 애정도 없이 포옹만 해준다는 신종-허그(hug)방-은 왠지 사기 같아. 그쪽보다는 대놓고 쪽쪽 빨리는 기분이 더 낫지. 이 조크한 사회처럼 말이야.
김경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