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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가 총리에게 바친 팬그램

등록 :2010-05-06 14:31수정 :2010-05-10 21:13

[매거진 esc] 슬기와 민의 리스트 마니아
팬그램(pangram)은 어떤 언어를 구성하는 문자가 빠짐없이 한 번 이상 쓰인 문장이다. 어린이가 문자를 익힐 때에도 쓰이고, 활자체 형태를 시험하거나 홍보할 때에 표본 문장으로 쓰이기도 한다. 여러 언어권에는 제 문자로 만든 팬그램이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영어 | The quick brown fox jumps over the lazy dog(더 퀵 브라운 폭스 점프스 오버 더 레이지 도그: 날쌘 갈색 여우가 게으른 개를 뛰어넘는다). 미국 통신사 웨스트 유니언이 19세기 말 전신 시험용으로 쓰기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서체 표본 문장으로 쓰면서 잘 알려졌다.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컴퓨터 할(HAL)이 숨을 거두기 전, 즉 전원이 꺼지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기도 하다.


네덜란드어 | Sexy qua lijf, doch bang voor’t zwempak(섹시 크바 레이프, 도흐 방 포르 엇 즈벰팍: 몸매는 관능적이지만 수영복은 여전히 두렵다).


프랑스어 | Portez ce vieux whisky au juge blond qui fume(포르테 스 비외 위스키 오 쥐주 블롱 키 퓜: 담배 피우는 금발 판사에게 묵은 위스키를 갖다 드리게). 전 프랑스 대통령 자크 시라크의 비리를 조사하다가 중도 사퇴한 판사, 에리크 알팡은 금발이 아니었다.


독일어 | Falsches <00FC>ben von Xylophonmusik qu<00E4>lt jeden gr<00F6>ßeren Zwerg(팔셰스 위벤 폰 크실로폰무지크 크벨트 예덴 그뢰세렌 츠베르크: 엉터리 실로폰 연주 소리가 키 큰 난쟁이들을 괴롭힌다). ‘키 큰 난쟁이들’이라는 모순 어법을 헤겔식으로 종합하면 ‘전 인류’쯤 될 게다. 실로폰의 위험을 경고하는, 유익한 팬그램.



그리스어 | Ζαφειρι δεξου παγκαλο, βαθων ψυχηζ το σημα(자피리 데크시우 팡갈로, 바손 프시스 토 시마: 영혼의 심오함을 드러내는, 근사한 사파이어를 받아라). 어떤 물건에 심오한 영적 가치가 있다고 믿는 태도를, 우리는 ‘물신주의’라고 부른다.


이탈리아어 | Berlusconi? Quiz, tv, paghe da fame(베를루스코니? 퀴즈, 티부, 파게 다 파메: 베를루스코니란? 퀴즈, 티브이, 얄팍해진 월급봉투). 움베르토 에코가 이탈리아 언론 재벌 총리 베를루스코니에게 바친 팬그램.


클링온어 | qajunpaQHeylIjmo’ batlh DuSuvqang charghwI‘ ’It(카준파케일이즈모 바틀 두슈브캉 차르뤼 이트: 당신이 너무나 무모하기에 우울한 정복자가 당신과 싸우려 한다). 클링온은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용맹한 외계 종족이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클링온어는 지구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가공 언어다.


한국어 | 덧글은 통신 예절 지키면서 표현 자유 추구하는 방향으로. 한국어판 위키백과에 ‘ugha’ 님이 지어 올린 작품이다. 한글의 기본 닿소리와 홀소리를 전부 사용하고 중복을 허용했다.



중국어 | 天地玄黃…(톈, 디, 쉬안, 황…: 하늘, 땅, 검다, 누렇다…). 중국의 대표적 팬그램 <천자문>은, 말 그대로 천 자가 넘기에 다 옮기지 못했음을 밝혀 둔다.

최슬기·최성민/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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