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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여성

[육퇴한 밤] 최현정 아나운서가 물었다…“육아가 귀찮아요? ”

등록 :2021-12-30 19:59수정 :2021-12-30 21:28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 ‘육아 동지’ 최현정 전 MBC 아나운서

&lt;육퇴한 밤&gt; 유튜브 썸네일.
<육퇴한 밤> 유튜브 썸네일.

“감정을 부정하는 건 진짜 어리석은 일인 것 같아요. 감정은 옳고 그름이 없이 그냥 오롯이 느끼는 거예요. 다만 이 감정을 내가 어떻게 건강하게 다룰 것인가가 관건이죠.”

출산과 동시에 육아가 시작되면서 경력단절 여성이 된 최현정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그는 상담사 수련생이 됐다. 직장 생활할 때도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웠다. 부당하게 지시하는 상사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 될 때는 대중 심리서를 찾아봤다. 방송사 파업이 170일 넘게 이어지게 될 줄 몰랐다. 일을 할 수 없는 틈에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엔 막연한 관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담 공부는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처음으로 ‘흥미 있는 분야를 공부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구나’라는 걸 실감하면서 대학원을 다녔어요. 아이를 낳았지만, 이 공부는 놓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죠.” 한 해가 끝나가는 30일 <육퇴한 밤>은 상담을 공부하는 ‘현정 언니’에게 육아 과정에서 느끼는 고립감, 귀찮음, 죄책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튜브 채널 &lt;육퇴한 밤&gt;에 출연한 최현정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화면 갈무리.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에 출연한 최현정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화면 갈무리.

“나 정말 ‘엄마 자격 없는 거 아니야’라는 그 죄책감이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육아엔 퇴근이 없다. 아이는 끊임없이 양육자의 손길이 필요하다. ‘아이고 귀찮다’는 속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는 건 왠지 죄스럽다. ‘육아가 귀찮으세요’라는 물음에 네라고 답할 수 있는 양육자는 얼마나 될까. 현정 언니는 육아를 귀찮게 여기는 자신을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인정했다. 그런 감정을 인정하는 데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육아라는 게 나한테 이렇게 귀찮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것이구나. 육아가 귀찮은 것도 맞지만, 지금 컨디션이 안 좋아서 허리가 아파서 더 귀찮게 느껴지는 건가 보다. 이런 감정이 아이를 향한 애정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아이를 덜 사랑해서 귀찮아하는 게 아니다’라고 스스로 정리가 되면, 육아가 귀찮은 순간들이 있다고 얘기하는 게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설명이 되면, 이런 게 바로 내 감정을 건강하게 다뤄 나가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양육자들은 육아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이 감정을 누군가에게 화살처럼 쏠 것인가 아니면 타닥타닥 일기장에 적어볼 것인가는 개인의 선택이다. 그는 감정이 올라오면 휴대폰에 있는 메모장을 열고 글을 쓴다. 그러면서 솔직한 글이 안겨주는 해방감을 누려보라고 제안했다.

“글 쓰다 보면 감정들까지 우르르 소환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다 보면,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는 감정을 알게 되기도 해요. 그리고 ‘아!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낄 때, 특히 더 죄책감을 느끼는구나’라고 저를 좀 더 파악하게 돼요. 감정이 올라오면, 어떤 식으로든 기록해 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해요. (중략)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모를 때, 솔직하게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적은 글을 보면 위안받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내가 내 정신이 아니었던 나날들. 육아란, 엄마가 되면 저절로 가능해지는 영역이라고 믿었던 환상이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육아는 나의 상상 범위를 넘어서는 무엇이었다. 내가 감당해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하루하루 확인하는 나날이었다. 아이를 돌보며 느끼는 감정이란 경탄, 환희, 신비로움 같은 거라고 배웠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런 아름다운 감정보다 더 자주 공포와 무력감과 부담감에 압도당해야 했다. —에세이 <유일한, 평범>(최현정) 중에서

유튜브 채널 &lt;육퇴한 밤&gt;에 출연한 최현정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화면 갈무리.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에 출연한 최현정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화면 갈무리.

상담 수련생으로서 종종 내담자와 마주 앉는 그는 관계의 문제에 집중하게 됐다. 경제적 이유 등 현실적인 문제에도 발을 딛고 있지만, 결국엔 관계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왜 이렇게 화나고 분노하는가 왜 이렇게 섭섭한가를 들여다보면 사실은 더 사랑받고 싶고, 더 인정받고 싶은 것이거든요. 그 핵심 감정을 알고 거기에 더 충실히 하고자 한다면, 갈등으로 가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되잖아요. (중략) 저도 잘 안될 때가 있지만, 분노하고 갈등 상황이 생기면 자꾸 생각해보려고 해요. 내가 진짜 바라는 거는 뭐였지? 그런 감정을 깨달으면 조금 일이 쉽게 풀리기도 하더라고요.”

그는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자는 이야기로 새해 인사를 대신했다.

“새해에는 저한테도 좀 후한 점수를 주려고 해요. 나에 대해 만족감을 느껴야 다른 어떤 것들을 성취해내고 타인을 향해서도 박수를 잘 쳐줄 수 있고, 응어리지는 것 없이 더 행복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더라고요. 새해에는 내가 나를 좀 더 칭찬하고 스스로 만족했으면 좋겠어요. 제 바람입니다.”

끝으로 <육퇴한 밤>에서는 책 선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새해 1월6일까지 유튜브 영상 댓글이나 이메일을 통해 시청 소감 등을 남기면 된다. 정성스런 후기를 남긴 5분을 선정해 최현정 작가의 신작 <유일한, 평범>(21세기 북스)을 선물할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왼쪽부터) 최현정 전 아나운서와 김미영 기자, 박수진 기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화면 갈무리.
(왼쪽부터) 최현정 전 아나운서와 김미영 기자, 박수진 기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화면 갈무리.

Q. 육퇴한 밤은?

작지만 확실한 ‘육아 동지’가 되고 싶은 <육퇴한 밤>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께 영상과 오디오 콘텐츠로 찾아갑니다.

영상 콘텐츠는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 오디오 콘텐츠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공개됩니다. 일과 살림, 고된 육아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육아인들을 위해 중요한 내용을 짧게 요약한 클립 영상도 비정기적으로 소개합니다. ‘구독·좋아요’로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육퇴한 밤에 나눌 유쾌한 의견 환영합니다. lalasweet.nigh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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