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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취약계층 돌봄 공백 막는 ‘지역아동센터’의 손을 잡아주세요

등록 :2021-05-26 04:59수정 :2021-07-01 17:02

한겨레33살 프로젝트
지역아동센터 한 달 르포③
취재후기
지난 3월17일 서울 ㄱ지역아동센터 1학년 아이들과 인근 개천을 찾았다. 채윤태 기자
지난 3월17일 서울 ㄱ지역아동센터 1학년 아이들과 인근 개천을 찾았다. 채윤태 기자

지난 3월, 매일 낮 12시가 되면 “오늘은 어떤 아이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할까”를 고민하며 서울 ㄱ지역아동센터를 향했다. 그러다가 3주째가 됐을 때는 “어제 성연이가 수학 문제집을 풀 때 힘들어했으니 오늘은 어떻게 가르쳐줘야 할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다. 센터에서 자원활동을 시작한 지 한달이 됐을 때는 나는 기자라기보다 그저 ‘윤태쌤’이었다.

지난 6일 아이들 얼굴을 보려 한달 만에 센터에 다시 갔다. 아이들은 내 이름을 벌써 까먹었지만, ‘개천에 같이 놀러 갔던 쌤’이라고 부르며 반겨줬다. 아이들은 3월17일 센터 근처 개천에서 돌탑을 쌓고 놀았던 ‘평범한 하루’를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평범한 하루를 가능하게 해주는 센터는 취약계층의 돌봄 공백을 막는 최전선이다. 아이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센터는 매일 전쟁을 치른다. 정부에서 운영비를 지원해주지만, 대부분의 센터는 후원에 크게 의지한다. 센터 대부분이 ‘희생’과 ‘헌신’이라는 가치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쌤’들은 다시 ‘내일’을 걱정한다. “매달 새로운 후원을 받기 위해, 기존 후원이 끊어질까 봐 전전긍긍해요.”(서울 ㄴ지역아동센터 센터장) “선생님 급여를 최저임금 수준에라도 맞추려면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줄여야 하는 잔인한 상황에 놓여 있어요.”(경기도 ㄷ지역아동센터 선생님) “재학 중인 후배들이 종종 ‘지역아동센터 어떠냐’고 물어요. 급여도 적고, 앞으로도 오르지 않을 것 같은 센터를 추천하기 쉽지 않더라고요.”(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대현쌤)

센터는 우리 사회가 온전히 끌어안지 못하는 저소득, 한부모, 조손 가정과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아이들과 보호자들에게 손을 내민다. 장애로 따돌림과 놀림을 받아 우울증에 빠졌던 연정이(고1),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서희(22)씨 등이 그 증거였다. 이들은 센터가 내민 손을 잡고 ‘평범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다. 보호자도 센터에 아이를 맡기며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윤태쌤’으로 지내는 동안 ‘그럼 센터의 손은 누가 잡아주나’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센터가 아이들과 보호자들의 손을 붙잡고 있다면, 이젠 사회와 정부가 좀 더 긴 안목과 계획을 갖고 센터를 품어줘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19를 계기로 확인한 ‘취약계층 돌봄 위기’에 대비해 이제는 튼튼한 성채를 쌓아야 하지 않을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새기고 또 새겼던 한달이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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